12. 마틸다의 지혜

배움으로 확장하는 엄마 OS

by 리앤

로알드 달 작가의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그 중 <마틸다>는 나에게 특별하다. 영화에서는 아이가 부리는 마법에 중점을 두었는데, 책으로 읽으면 전혀 다른 매력이 드러나 흥미진진하다.

어린 마틸다는 찰스 디킨스 같은 고전을 스스로 찾아 읽고, 배움에 대한 갈증을 멈추지 않는 아이다. 무책임한 부모 밑에서도 도서관을 걸어다니며 지식을 탐구해 나가는 모습은, 엄마인 나에게도 깊은 통찰을 안겨주었다.


"네가 무슨 책을 읽겠냐"는 무관심에도 마틸다는 자기만의 세계를 배움으로 차곡차곡 쌓아갔다. 그처럼 엄마도 "다 커서 무슨 배움이냐"는 말에 도전하며 살 수 있겠다 싶었다. 아이의 성장에 맞추어 엄마도 OS를 업데이트해야하는 것은 사실이니까. 아이가 자라는 만큼 나 역시 시야를 넓히게 되었다.


아이 양육에만 머물던 나는 이제 자기 계발 책을 읽고, 하나씩 실천하는 일에 재미를 느낀다. 감정 관리를 하며 새로운 앱도 깔고 그 활용에 박차를 가하기도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몇 번의 실패도 겪었다. 남들이 좋다고 추천해 준 앱이 나에게는 전혀 맞지 않기도 했고, 설치만 해두고는 쓰지 않아 괜히 개인 정보만 흘린 것 같아 후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시행착오가 헛된 것은 아니었다. 무작정 남들을 따라 하기보다는, 나에게 꼭 필요한 것만 쏙 골라내는 지혜가 조금씩 자라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남이 대신 골라주고 떠먹여 준 것보다, 내가 직접 선택해 들인 것들이 훨씬 오래간다는 사실을 몸으로 배웠다.


사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너는 이제 나이가 들었노라고, 뭘 더 하겠느냐"는 말은 철 지난 구닥다리 조언일 뿐이다. 100세 시대, 아니 그 이상을 살아갈지도 모르는 세상에서, 지금의 반백년은 오히려 젊은 나이다. 배우지 않고 남은 세월을 어찌 보내겠는가.


일상에서 나를 확장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다. 나는 '엄마'라는 페르소나를 잠시 내려놓고, 읽고 싶은 책을 탐독하며 사람들과 토론한다. 그것은 단지 지식을 쌓는 일이 아니라. 삶을 새롭게 바라보려는 의지다. 그렇게 배움 속에서, 엄마인 나의 OS는 오늘도 조금씩 확장되고 있다.


엄마가 배우는 순간, 아이도 함께 자란다. 배움은 나만의 힘을 넘어, 가족 전체를 확장시키는 에너지다. 마치 한 입 베어 물면 온몸에 힘이 나는 '닥터유 에너지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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