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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Oct 01. 2021

완벽주의 여성의 딜레마

가짜 독립성과 정상적 퇴행의 결핍

유튜브 채널에 '오은영 박사님'이 자주 보이신다. 따뜻하고 정확한 상담으로 요즘 <상담 열풍>을 일으키고 있으신 분인데, 짧은 영상만 봐도 전문가의 엄청난 카리스마와 내가 '대리 상담'을 받는 것처럼, 현대인들의 보편적인 심리 문제를 간단하고 쉽게 설명해주셔서 속이 시원하다.

따뜻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선생님이 나오시는 <금쪽 상담소>, <대화의 희열>, <오은영 선생님의 칼럼>등을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완벽주의'와 '가짜 독립성' 개념이다. 내가 이런 성향의 산증인이기 때문에, 처음에 선생님의 칼럼에서 <가짜 독립성>이라는 개념을 봤을 때, 머리에 돌을 맞은 것 같았다.


대화의 희열

어린 시절에 불안정한 가정환경을 보내거나 부모의 사랑을 정상적으로 수용하지 못한 사람은, 모든 면에서 완벽함을 추구하고 지나치게 애를 쓴다. 또한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간다.


 겉으로 보기에는 성공하고 자신의 일에서 '달인'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목표가 달성되어도 그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고 여러 문제와 <삶 전반의 긴장감>으로 발현된다.


1. 악플로 한달에 십키로를 감량한 최고의 가수 에일리. 그녀는 엄한 엄마 밑에서 억눌려 자랐고 자신을 수용하기 힘들다.
2. Aoa 초아도 무대에 설 때, 내면의 두려움이 많았고 어릴 때 부모님의 사랑이 부족했다.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며 이미지가 상당히 좋고(팬이 훨씬 많다), 본업을 잘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내면의 자기 확신의 부족으로 고통을 겪었으며 힘들어 보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한 <정상적 퇴행>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징징거리거나 의존'하는 것이다. 어릴 때는 부모, 나중에는 친구나 연인, 배우자에 해당될 것이다.


이러한 정상적 퇴행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으면, 여성의 경우, 타인의 요구를 의외로 지나치게 수용하고 자신의 감정을 돌보지 못한다.


리고 억눌러 놓았던 의존 욕구를 해소하는 금사빠 기질이 있으며, 한번 타인에게 마음을 주면 끝까지 간다.


(= 부당한 요구나 비상식적인 상황, 혹은 남성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사랑으로 포장>며 인내한다.)



특히 완벽주의 여성 같은 경우에는 이러한 성향을 해소하지 못한 채로, 잘못된 결혼을 하면 삶이 박복해지는 경우가 으며, 많은 경우에 자신의 감정적 욕구를 해소시키는 <책임감 없고 귀여운 남성>, <노는 걸 좋아하는 유흥에 능한 남성> 등 배우자로서 적합하지 않은 남성에 끌 시간이 지나면 가장의 역할까지 도맡는다.


이것이 남성과의 차이점이다.


특유의 성역할(임출육)과 유전적인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남성의 경우에도 가정에서 배우자와의 소통 부재(컨트롤 프릭)나 가치관 차이로 고생할 가능성이 높고, 아니면 본인이 완벽한 사회인과 가장으로서의 압박감에 견디다 못해 가정을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완벽주의 여성'들만큼 모든 것을 다 감내하고 희생하려는 경우는 드물다. (남자에 비해 여자는 싫어도 참는 수용성이 유전적으로 발달해있으며 사회, 문화적 영향으로 윗세대의 여성들로부터 답습해왔으므로 쉽게 변하기 힘들다. 어머니 팔자가 딸에게 대물림되는 이유다. K장녀가 여기서 나고, 장녀가 아니라도 이런 성향을 가진 K-여성들이 너무나 많다.)


https://brunch.co.kr/@ss99134/35



안녕하세요, 물어보살 등은 부당한 언사에 대응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주로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프로그램들, '불행 포르노'인지, 더욱 여성들의 성역할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어서 별로다. 그리고 방송에서 포장을 하지만, 엄연한 가정폭력이다.  


나오는 사람들도, 겉만 어른이지, 자신감 없음+남편/남자 친구에게 절절매고 한마디도 못하는 여성들, 가부장적이면서 경제적인 능력과 책임감이 없어 여자한테 기생하여 가스 라이팅 하는 남성들만 나온다. 제일 싫은 두 프로그램. 다행히 <안녕하세요>는 폐지되었다. *


흔히 <남자복이 없>라는 여성들이 대부분 이런 성향이고 지나치게 희생하다 자신의 인생을 뒤늦게 찾으려 한다. 중도 포기가 잘 안되 타인 위주의 인생을 살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인생 패턴을 잘 모른다. 팔자가 그래서 그런 게 아니라, 이러한 여성들은 자립 능력이 있더라도 <자신을 지키고 혼자 자립할 수 있는> 마음보다 의존 욕구를 채우기 위해 타인을 우선시할 뿐이다.


그러한 여성들의 내면 속에는 결국엔 <사랑받고 싶은 아이>가 억눌려있다.


남성의 경우에도 물론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것이 눌려있지만, <남성으로서 여성에게 사랑받는다>라는 개념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회나 가정에서 남자로서 인정받는 것> 원며 여성만큼 사랑 그 자체에서 자신의 가치를 찾지는 않다.


그러나 현대 여성들은 <여자로서 사랑받는 것>에 대한 고정관념과 <자아실현>으로 삶 속에서 극렬한 '양가감정'을 끼며 살아간다. 이전 세대 하고는 다른 것이다.


<결혼을 선택> 할 수 있기에 고민은 깊어지고, 자아실현에 대한 갈망이 강할수록, 완벽주의도 강해진다.


그래서 현대 여성의 딜레마는 깊고 복잡하다.




경쟁사회 속에서 완벽주의를 가지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결국, 어느 순간 내면의 어린아이를 마주하게 되어있다.


그것이 특히 사람들과의 관계, 가장 가까운 관계 속에서 발현되며, 자신의 완벽주의를 긍정적으로 해소하고 건전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 글을 적다가 생각 난 장명숙 선생님. <밀라 논나>로 유명하시다. 자신의 삶에 대한 열정과 완벽주의를 가장 긍정적으로 해소하신 분의 대표이다. 현대 여성의 롤모델이 아닐까.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의 정신과 신체를 유지하며 밸런스를 맞추는 것>을 최우선시하고, 타인이나 어떤 목표를 위해 <지나치게 희생하고 보상을 바라며 스트레스받지 않는 것>이다.


완벽주의는 사랑이 고픈 어린아이가 나이가 되면 입을 수 있는 '어른 전용 특수 갑옷'과도 같다.


인생은 완벽할 필요가 없고 조금 부족하고, 기준 미달이더라도, 내 몸과 마음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고 <조화롭고 즐겁게 사는 것>이 전부이지 않을까?


<평범한 것이 가장 어렵다>는 말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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