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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May 07. 2022

생선에는 가시가 지문에는 구조가

<3강> 글의 구조


3강에서는 주제문을 찾는 비기 중에서 가장 기본의 되는 '글의 구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인간은 뼈가 있고, 생선에도 가시가 있는 것처럼 모든 영어 지문에는 '구조(structure)'가 있다.                 


우리가 말을 할 때는, 두서없이 이야기를 해도 사람들이 맥락(context)을 이해하여 '찰떡같이' 알아들어 주지만, 글을 쓸 때는 그럴 수가 없다. 읽는 사람에게 자신의 의견을 잘 전달하기 위해 글을 논리적으로 써야 한다. 그때 필요한 것의 글의 뼈대, 즉 글의 구조이다.

글의 구조를 햄버거에 비유하기도 한다. Top Bun을 주제문이라고 보면 되겠다^^

특히나 우리가 읽는 영어 교과서의 지문, 수능 영어의 지문은 그러한 글의 구조를 잘 지켜서 주제문을 명확하게 찾아낼 수 있도록 수정되고 선별된 글이다. 우리 입장에서도 글의 구조에 대해 잘 이해하고 내가 원하는 '주제문'만 뽑아먹을 수 있도록 이 구조를 잘 이해해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나 수험생들이 글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학생들을 관찰했을 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현상으로 요약된다.


(1) 글의 구조상 주제문과 '큰 관련'이 없는 '서론 부분'에서 어려운 단어 몇 개를 읽고 지문 전체를 포기함.

(2) 주제문과 '큰 관련'이 없는 '부연설명'까지 끝까지 지문을 읽고 시간을 낭비함.


결론은 '주제문'과 '주제문이 아닌 것'을 구분하는 능력이 없어 어려운 단어에 발목이 잡히거나, 시간 관리를 잘하지 못하게 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영어 지문의 모든 문장들을 '주제문'과 '주제문이 아닌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원칙을 따라, 글의 구성을 수능 지문을 예시로 들어 다음과 같이 분류해본다. 참고로 주제문이 아닌 것에는 주제문이 나오기 전에, 필자가 '밑밥을 던지는' introduction(서론) 부분과, 이미 주제문이 나온 뒤, 그 주제문을 뒷받침하는 supporing(부연설명) 부분이 있다. ^^ (부연설명에는 구체적인 예시, 연구나 조사, 전문가의 말 인용 등 다양한 기법이 들어간다.)


a. 주제 - 부연설명

-> 가장 간단한 글의 구조이다. 주제문이 맨 처음부터 나온다. 소위 '두괄식' 유형이다. 그리고 뒷부분에 예시가 나오면, 우리는 첫 번째 문장을 주제문으로 잡아도 무방하다.

                                                           

1. An important advantage of disclosure, as opposed to more aggressive forms of regulation, is its flexibility and respect for the operation of free markets.('폭로'의 중요한 이점은, 공격적인 형태의 규제와 비교하였을때, 그것의 융통성과 자유시장의 운영에 대한 존중이다) Regulatory mandates are blunt swords; they tend to neglect diversity and may have serious unintended adverse effects. (규제하는 명령은 양날의 검이며, 그것들은 다양성을 무시하고 심각한 의도되지 않은 부작용을 불러온다.=> 결론은 폭로의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2. For example, energy efficiency requirements for appliances may produce goods that work less well or that have characteristics that consumers do not want. Information provision, by contrast, respects freedom of choice. (가전기기의 에너지 효율성을 예로 들어서 '폭로'의 장점을 강조하고 있으므로 앞의 내용이 반복된다.)

<수능 영어시험 2023년 23번>


-> 주제문-예시로 이어지는 구조이다. 주제문만 찾으면 되는 주제, 제목, 주장, 요지 문제에 이러한 구성이 나오면 문제 푸는 것이 매우 수월해진다. 따라서 이러한 구성이 주제, 제목, 주장, 요지 문제에 나오면 비교적 단어가 어렵고 난이도가 높은 지문이 출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b. 서론 - 주제 - 부연설명

-> 서론이 들어가면 학생들 입장에서 머리가 아프다. 그리고 서론은 항상 왜인지 좀 어렵다. 어려운 단어가 난무한다. 그 이유는 추상적으로 주제에 대해 outline을 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론인지 아닌지를 명확하게 구분하여 스르륵~흘려 읽는 기술도 아주 중요하다. ^^ (학생들이 이 부분을 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영어 지문을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기 때문이다.) 주제는 서론 다음에 주요한 연결사와 함께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중괄식이다. (연결사에 대해서는 다음 강에서 다룬다.)


1. Human beings do not enter the world as competent moral agents. Nor does everyone leave the world in that state. But somewhere in between, most people acquire a bit of decency that qualifies them for membership in the community of moral agents. Genes, development, and learning all contribute to the process of becoming a decent human being. (서론이 참 길다.. 인간이 처음부터 도덕적인 존재가 아니며 사회화를 거쳐 일종의 예의를 갖춘다고 한다. 유전자와 발달, 학습은 모두 도덕적 존재의 형성에 기여한다.)
2. The interaction between nature and nurture is, however, highly complex, and developmental biologists are only just beginning to grasp just how complex it is. (역접의 연결사를 통해 중간에 주제문을 제시하므로 앞의 서론 내용이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그러나 이러한 도덕적 존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의 상호작용은 매우 복잡하단다!)
3. Without the context provided by cells, organisms, social groups, and culture, DNA is inert. Anyone who says that people are “genetically programmed” to be moral has an oversimplified view of how genes work. (환경없이는 유전자가 없으며, 유전적으로 도덕적이라는 말도 유전자를 과대평가하는 발언이라고 한다. 결국 환경과 유전자가 서로 복잡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주제문의 부연 설명이다)   

<수능 영어시험 2020년 23번>              


c. (서론) - 주제 - 부연설명 - 주제 강조

-> 주제문은 한 번만 나오지는 않는다. 부연설명 뒤의, 주로 마지막 문장에서 주제가 다시 한번! 강조되는 경우가 많다. 왜? 한 번만 말하면 아쉬우니깐. 독자들이 기억해줬으면 하니깐. 따라서 맨 마지막 문장은 주제문을 다시 한번 반복하는 구간이기 때문에 빈칸 문제로 나올 때도 많다. 마치 샌드위치 처럼 말이다?


                                        

다시 나오는 문제다.


1. An important advantage of disclosure, as opposed to more aggressive forms of regulation, is its flexibility and respect for the operation of free markets.(주제문임) Regulatory mandates are blunt swords; they tend to neglect diversity and may have serious unintended adverse effects. 
2. For example(예시가 나오면서 앞문장을 반복!), energy efficiency requirements for appliances may produce goods that work less well or that have characteristics that consumers do not want. Information provision, by contrast, respects freedom of choice.
3. Disclosure does not interfere with, and should even promote, the autonomy (and quality) of individual decision-making. (맨 마지막 문장에서 다시한번 1번을 똑같이 강조했다. 폭로는 자율성과 개인의 의사결정을 증진시킨다. 결국에는 '폭로'의 장점에 대해 일관되게 서술하고 있는 글이다.)

<수능 영어시험 2023년 23번>



d. (서론) - 부연설명 - 주제

-> 주제문이 맨 마지막에 나오는 '미괄식' 유형도 당연히 있다. 보통 이런 경우는 앞부분에 어떤 짧은 일화가 소개되고 마지막에 교훈이 나오는 경우, 실험 목적과 절차에 대해서 쭉 서술하다가 실험 결과가 나오는 지문, 아주 어려운 지문의 경우에는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내용이 쭉~~~ 서술이 되다가 마지막에 주제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난이도가 천차만별이다.    

                                                                                   

Like whole individuals, cells have a life span. During their life cycle (cell cycle), cell size, shape, and metabolic activities can change dramatically. (서론) A cell is “born” as a twin when its mother cell divides, producing two daughter cells. Each daughter cell is smaller than the mother cell, and except for unusual cases, each grows until it becomes as large as the mother cell was. During this time, the cell absorbs water, sugars, amino acids, and other nutrients and assembles them into new, living protoplasm.(세포의 성장과정에 대해 쭉~~ 설명)...(중략)... That cell metabolism and structure should be complex would not be surprising, but actually, they are rather simple and logical. Even the most complex cell has only a small number of parts, each responsible for a distinct, well-defined aspect of cell life. (주제문: 세포의 신진대사와 구성은 놀라울뿐만 아니라 단순하며 논리적이란다.)

<수능 영어시험 2022년도 29번>

 

세포의 성장과정에 대해 서술한 '과학분야의 글'이다. 과학분야의 지문은 과학이론을 쭉~~'설명'하는 설명글이 많기 때문에 주제가 뒤에 오는 경우가 확률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문장 삽입 문제에도 자주 출제된다.(과학 이론을 서술하려면, 글이 단계적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문장을 하나 잡아 빼기가 좋기 때문이다.)


당연히 앞에서 서술한 구조에서 벗어난 영어 지문도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 안에서 분류될 것으로 보이며 수능 영어 문제풀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수험생(특히 모의고사에서 시간 관리가 안 되는 수험생들)들은 일단 영어 지문을 주제문과 주제문이 아닌 것으로 나누는 연습을 먼저 하면 된다.


이렇게 영어 지문을 '글의 구성'에 따라 분류했을 때 얻는 가장 큰 효과는 영어 지문을 읽을 때, 나무에 집착하여 한 문장, 한 문장에 공을 들이는 것이 아니라                   


(1) 큰 숲을 보게 되고 그 안의 유기적인 흐름(coherence)을 읽을 수 있게 된다.

(2) 지문을 대할 때 두려움이 사라지고, 더 이상 내가 모르는 단어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 (왜냐면 그 어려운 단어가 주제문이 아니라면 문제 푸는데 별 도움 안되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즉, 큰 틀을 알게 되니 잔챙이는 신경 쓰지 않게 되고 시간관리+복잡한 문장 스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1+1의 효과! 일석이조!


다음 시간에서는 수능 영어의 꽃! '연결사'에 대해 파헤쳐본다^^



왜 꽃이 나면, 문제 푸는 시간을 확~ 줄여주는 특급 비기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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