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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Feb 07. 2022

번역은 독해에 양보하세요

<2강> 번역과 독해의 차이

앞서 1강에서 수능 영어는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해라!!' 시험이라고 하였다.


영어라기보다는 문제 유형에 맞게 생각하고 사고하는 '논리적 훈련'을 통해 영어 문장을 '전략적으로' 독해하는 시험인 것이다. 타일러의 표현에 의하면 '수학적으로 푸는 영어 시험'이라는데, 그 말이 딱 맞다.  


 *원래 독해의 의미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라는 말이지만, 이 글에서는 편의상 수능 영어에 맞는 '독해' 임을 양해 바란다.

바로 수능 영어의 본질을 간파한 똑똑쓰한 타일러


그렇다면, 수능에서 (단순) 번역과 (전략) 독해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은 문장을 글자 그대로(literally) 받아들이는 것과, 이 문장이 글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유추하는 것과의 차이이다. 더 쉽게 말하면, 내가 어떤 사람을 처음 봤는데 단순히 그의 '외모나 말투' 등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닌, 이 사람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나에게 접근하고 있는 것인지, 나에게 필요한 사람인지 등의 중요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은 도입 부분, 미사여구, 부연설명, 글의 흐름과 다소 동떨어진 정보 등은 생략해가면서 글쓴이가 '강조하거나', '반복하고' 있는 문장만을 선별하여 캐치하여야 한다. 너무 진지하고 정확하게 번역하여 글을 있는 그대로 다 받아들여서는 손해다.


즉,

(1) 한 문장 안에서도 부사구(미사여구)와 주어와 동사, 목적어 등을 분리하여 키워드를 캐치하는 능력, 

(2) 전체 문단으로 봤을 때 요점이 아닌 불필요한(redundant) 부사에 해당하는 한 문장들을 선별해나가는 능력, 이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작년 수능 20번(주장 찾기) 문제를 같이 체크해보자.                            

                                                                                                                                                                                                                          
One of the most common mistakes made by organizations when they first consider experimenting with social media is that they focus too much on social media tools and platforms and not enough on their business objectives.


The reality of success in the social web for businesses is that creating a social media program begins not with insight into the latest social media tools and channels but with a thorough understanding of the organization's own goals and objectives.....(중략)......                                                                      


먼저 첫 번째 문장을 보자(2문장밖에 안되는데도 꽤 길다).


첫 번째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무엇일까? 단연 social media와 organizations' mistakes이다. 문장을 보고 '아 기업에서 SNS와 관련해서 실수를 하는구나'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

있는 그대로 번역하면 <기업들이 SNS를 활용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기업에 의해 행해지는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는 기업의 목표가 아닌 SNS 플랫폼이나 도구에 지나치게 집중한다는 것이다>인데, 이것을 다 흡수하기에는 시간이 없으며 필요하지도 않다.


SNS와 관련된 기업의 실수!라고 머릿속에 키워드를 뽝 만들어 집어넣어야 한다.


이 부분이 아마, 영어 독해의 가장 어려운 점일지도 모른다. 영어문장을 직독 직해하지 않고 '간단한 나의 언어'로 패러프레이징 한다는 것.


여기서 수험생들이 많이 하는 실수가, 첫 번째 문장을 읽고 나서 글의 '소재'나 '내용 그 자체'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문제를 푸는 사람이기 때문에, 문제를 풀기 위해 글을 읽는 것이지 글의 내용에 너무 몰입하면, 문제에 말려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야한다!


즉, SNS와 관련한 기업의 실수, 끝내고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야 하지, 어? 이게 무슨 말일까? SNS 도구에 너무 집중한다는 말이 뭘까? 하면서 자신의 배경지식이나 의견을 끄집어내려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사실은 이게 진정한 의미의 독해이지만.)


자 다음, 문장을 보자. 사실 이쯤에서 주제가 벌써 다 나온 것 같다;; 왜 그럴까??


바로 앞 문장의 키워드가 쭉~~ 이어지면서 결정적으로 연결사 but으로 글쓴이가 원하는 부분을 '강조 및 반복'하고 있다.

 a thorough understanding of the organization's own goals and objectives.

나라면 이 뒷부분부터 먼저 읽었을 것이다.


첫 번째 문장에서 기업은 SNS와 관련한 실수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두 번째 문장에서는 SNS 분야에서의 성공은 기업 원래의 목적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조금 풀어서 설명하면, 첫 번째 문장에서 '실수'를 언급했으니, 두 번째 문장에서 '성공'을 자연스레 언급한 것이고(성공을 보는 순간 실수를 떠올렸다면 당신은 재능이 있어요), 첫 번째 문장에서 '기업은 실수를 하고 있다'라고 했으니, 그래서 실수를 하지 않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목적'에 집중해야 함을 강조하며 자연스럽게 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두 문장은 결국 같은 말이다. 사실은 첫 번째 문장에서 기업은 <기업의 목표가 아닌> Sns에 집중한다, 라는 부분에서 이미 다 나온 것이다.


첫 번째 문장을 다듬으면, 두 번째이다.


같은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주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시면 된다.


(말장난 알아차리기????....OMG...)


그러면 선지로 바로 가서 비슷한 내용을 픽하면 된다.


답은 3. <기업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할 때 '사업의 목표'를 토대로 해야 된다.>이다. 

이 문제는 쉬운 문제.


이런 식으로 풀면, 글을 다 읽을 필요도 지나치게 세세히 번역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지 않아도 된다. 이는 영어의 영역이 아니다.


정리하면,


1. 문장을 읽을 땐, 부사구를 제외한 핵심 키워드 위주로 간결하게 내 머릿속에 다시

패러프레이징 해라.


2. 두 번째 문장부터는, 관계성 주목해라.  문장의 해석보다는, 반복인가? 아닌가?를 주목하라. 차피 주제를 찾고 싶은 건 아닌가?


반복이면 주제일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키워드가 나오면 다시 1번 모드로 간다.^^


의외로 글을 끝까지, 읽지 않아도 문제가 풀린다.


다음 강에서는  이를 토대로 하여 글의 요지를 빠르게 찾는 비법을 차근차근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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