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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Sep 29. 2021

친절한 사람은 절대 착하지 않아

말이 아닌 그 사람의 천성을 보자


나는 어릴 때부터 본능적으로 '개성이 없는' 사람을 싫어하는 기질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억눌려 자랐기 때문에 억눌린 감정을 대리 만족할 수 있는 <당당하고 할 말 다하는 기질의 친구들>과 쉽게 친해졌고 자신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남자든, 여자든 매력을 못 느꼈다. 이런 패턴은 직장에서도 계속 반복되었다.


사실 나의 천성은 겉으로 잘 드러내지는 않지만, 주변에 쉽게 융화되지 않고 주관과 개성이 뚜렷하다. 외모와는 180도 다르다. 아마 가정환경이 아니었으면 더 일찍 기질이 발현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성격 때문에 남들이 <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언제나 쉽게 수용했다.  아버지에게 유전된 것인지, 소위 말하는 내추럴 본 아웃사이더 기질이 있다.


튀는 친구들의 직설적인 화법과 당당함은 내 숨통을 트이게 했고, 말만 솔직하지 심성이 정말 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보수적인 사람도 많다.


자신을 잘 드러내는 사람들은 뒤끝이 없고, 적어도 뒤에서 속이지 않는다. 할 말 다하는 성격으로 사회생활에 약간의 구설수나 혹평이 따라다닐 뿐, 그들은 기본적으로 자기 주변의 사람들에게 잘해주는 편이라 신의가 있었다.


그러나, 사회에 나와서 느낀 점은, 우리는 사람의 겉모습과 말에 너무나 잘 속기 쉽고, 그것을 후에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예의 바르고 언행을 <예쁘게 포장>하는 듯한 느낌의 사람은 예외 없이 시간이 지나면, 본색을 드러냈다. (남자가 그 갭이 더 크다. 남자들은 통상적으로 말을 '의도적으로' 예쁘게 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여자 꼬실 때를 제외하고.)


직감이 빨라 인상만 봐도 가까이할 사람, 아닌 사람을 바로 구분하고 처음부터 멀리하는 편이지만, 이러한 <착해 보이는 사람들> 특유의 '처음부터' 친절한 특성 때문에 '사람 좋구나~'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초반부터 착하고 사람 좋아 보이는 사람들 or 친해지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보통 <그야만 하는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들 스스로 부족한 점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설계한 생존전략이다.


착한 이미지를 구축하면 겉으로는 사회성이 높아 보이고 일도 잘할 것 같지만, 일을 못하거나 책임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 좋다>라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직장에서 살아남고, 특히 높은 직급은 이런 본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승진하는 경우도 아주 많다. 자신의 할 일보다는 <인맥>에 치중하고 비열하다.


혹은 승진에 관심이 없어도 자신의 본성을 숨기고 <편>을 만들고 뒷말하기를 좋아하는 성향이 있어 미리 다가와 친해지려 할 수도 있다.


어느 경우든, 시간이 지나니 본색이 드러났고 사람은 상황에 따라서, 상대에 따라서 자신의 모습을 바꾸는 생물이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하면>, 그 사람을 좋게만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놀랐다. 나에게 잘한다고 해서, 절대 좋은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는 행동이나 말에 천성이 보이고 <자연스러운 습관>을 봐야 한다.


사실 가장 쉬운 방법은, 그 사람이 나에게 주는 <관계성이나 친밀함>을 없애버리면, 사람의 본질이 잘 보인다.


그러나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고, 사회적 동물이기에 나와 친하면 좋은 사람, 내 편, 착한 사람, 괜찮은 사람. 이렇게 못 박는지도 모른다.


결론은 착한 사람은 착하지 않고, 이유가 있어서 착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착한 사람은

남들보다 이기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으며 인간관계를 <도구>로 활용한다. 직장생활뿐만 아니라, 친구, 연인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착하고 무조건 '다' 맞춰주는 남자, '열렬한 구애로 내 앞에서 납작 드리는 남자' 위험하 죄의 초반 패턴일 수도 있지만 자존감이 낮거나 연애 경험이 별로 없는 순진한 여성들은 이것을 《로맨스》로 포하고 착각에 빠진다.)


(음흉한) 사람은 멀리하고, 언행이 솔직하고 심지가 굳은 사람을 곁에 많이 두어야다고 오늘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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