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합격 통지서를 받아 들고 기쁨의 환호를 내질렀던 게 벌써 3개월 전 일이다. 합격만 시켜주신다면 열심히 글을 써보겠다는 당찬 각오는 오간 데 없고 "(오늘은) 써야지. (오늘 도저히 안 되겠다. 내일은 꼭) 써야지" 주야장천 외친 결과는 3개월 글 7편.
글의 양이 중요하지 않다는 위로는 정중히 사양하겠다. 브런치 작가로서 활발히 활동하고자 다짐했던 나로서는 실망스러운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왜 나는 그토록 바라던 브런치 작가가 되었는데도 글을 쓰지 못하는 걸까? 애초에 글을 쓰기는 싫고 작가라는 호칭만 얻기를 바랐던 것은 아닐까?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글쓰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는지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나는 글을 쓰고 싶은가?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 왜 글쓰기를 주저하는가?
'글을 쓰고 싶다.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사소한 일이더라도 나만의 언어로 표현해보고 싶다. 반 아이들과의 하루, 아내와의 추억, 넘쳐 오르는 나의 감정들 모두. 그런데! 잘 쓰고 싶다.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그래서일까? 쉽게 글을 쓰기가 어렵다. 이때부터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니 왜 내가 글을 쓰지 못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다. 누가 보더라도 '잘' 썼다고 이야기하는 글을 쓰고 싶다는 완벽주의가 내 글쓰기를 가로막고 있었다. '잘 쓴다'라는 말에 정답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히려 솔직하고 담백한 글이 잘 쓴 글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그동안 솔직한 글쓰기를 실천하지 못했다.
완벽한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고 웃음을 주는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펜을 잡으려는 나의 손과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도 말이다.)
문제점을 알았으니 이제 해결만 하면 된다.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있다. 다만 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이 계속 방해를 받는다. 그렇다면 글을 쓰는 데 있어 장애 요소를 제거하면 글을 쓸 수 있다.
읽히지 않는 글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에게 좋아요를 많이 받지 못하는 글이라 할지라도 괜찮다. 무엇이든 괜찮다. 남에게 보여주는 글보다는 나의 마음에 초점을 맞춘 글, 내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브런치 작가 합격 문구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소중한 글을 쓰기 위해서 화이팅하자 내 자신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