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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동급부 Apr 08. 2024

다솜짓

다시, 시작합니다.


주 52시간을 준수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업무 목적으로 시작한 노무레터,

글쓴이의 게으름으로 중단된 이후 의외로 많은 분들의 요청이 있어 '다솜짓'이라는 이름으로 직원들과 소통했습니다.


관련 법·제도에 대한 안내 위주에서, 때로는 위로가 때로는 휴식이 되는 글들을 나누며 저 또한 소소한 보람을 찾던 무렵 회사의 불미스러운 일이 드러났습니다. 그 속에서 글쓴이는 진실을 밝히고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모든 것은 가려지고 회사는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10,000명의 직원 중 7,500명가량이 최저임금을 받는 회사,

그 속에서 오직 더 갖기 위해 저지른 부정과 비리에 대한 지극히 상식적인 생각을 쓴 '다솜짓_서른셋',

새로운 일본인 대표이사의 지시로 더 이상 글을 쓰지도 보내지도 않았습니다.



1년 여가 지났고, 최근 겨우 이름과 얼굴 정도만 알고 간간이 의례적 인사만 해 오던 직원 한 분이 마지막 출근이라며 찾아오셨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돌아가는 걸음을 잠시 멈추고 한 그 한 마디에 저는 한동안 눈물을 참아야만 했습니다.



"멀리서나마 존경했습니다."


멈춰버린 제 글들이 마지막 인사의 이유이었습니다.

내가 누군가의 존경을 받을 적격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부끄러움이 되어 급하게 눈물샘을 채우는 것인데도, 그것은 내 외로움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고 이 회사에서 받은 어떠한 보상보다 값진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써보려 합니다.

지금도 왜 글을 보내주지 않느냐고 물으시는 직원 분들은 물론이고, 더 많은 직장인들과 다솜짓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싣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지난 시간과 사건으로 쓰인 복수의 글들을 이제 발행하는 어색함과 특정 업종·회사가 주는 생경함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다솜짓'은 그간의 글들과 새 글들에 대한 적절한 수정과 재구성을 통해 공감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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