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재공지 및 경과안내 2

by 초동급부

이제 3주가 지났습니다.

장인어른은 폐렴치료를 위해 감염내과로 전과되셔서 치료 중이십니다. 큰 차도는 없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후비던 신경외과 의사에게 매달리지 않아도 되는 변화를 위안 삼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아버님의 가게를 정리하고 왔습니다.

바랜 누런 가운, 손때 묻은 이발도구들, 낡은 집기들... 대부분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섯 좌석으로 시작했던 그곳은 임대인의 요구로 좁아지고 좁아져 현재 두 개의 의자만 남았습니다. 일터이자 도시락을 드시고 휴식도 취하시던 그 두평 정도의 공간, 그리고 40년의 시간을 정리하는 데에는 채 1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건물주는 오늘 이발소를 없앤다고 합니다.


장인어른의 아들과 딸, 사위는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말없이 눈시울만 붉혔습니다.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기 위해 당산역 지나 한강어귀 토끼굴 앞 작은 가게를 자주 지나곤 했습니다. 할아버지 용돈을 받기 위해 인사하자는 아이와 일에 방해된다며 오늘은 그냥 가자는 저의 잠깐의 실랑이가 너무도 그립습니다. 손주 얼굴 보시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에 매번 제가 패배하여 반갑게 맞아 주시던 그곳, 로타리 이발관.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근처만 지나도 마음 한켠이 든든해지던 장소였습니다. 흔적과 기억들의 아픔이 더 커져 앞으로는 부러 피해 갈 것 같습니다. 건강하진 못하시더라도 가족 품으로 돌아오신다면 그리고 또 한참의 시간이 흐른다면 다시 추억의 장소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사전에 많은 것들을 정해 놓은 연재북을 다른 내용의 글로 채워서 송구합니다. 하지만 쓸 수가 없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감사하다는 말씀 또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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