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휴재의 글을 올립니다.
많은 분들이 주신 걱정과 위로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바람을 모르지 않기에 소식 전합니다.
이제 장인어른께서 자전거로 사다 주시던 계란과 참치 통조림을 먹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가오는 설날에 함께 윷놀이를 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늦은 저녁식사의 시작을 알리는 "밥 먹자", "같이 먹자"도 들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너무도 서운하지만, 당신의 유일한 행복을 더는 누리실 수 없다는 현실에 가슴이 찢어집니다.
뇌내 출혈량은 많이 줄어 전원을 생각할 시점에 합병증이 찾아왔습니다.
현재는 폐렴의 치료가 급선무입니다. 튼튼한 사람에게 이 병은 그리 크지 않지만 심각한 건강상의 이유로 와병 중이신 어르신께는 가장 치명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함께 찾아온 병이 치료되더라도 병상을 벗어나시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합니다. 현재의 의식 수준이 최대일 것이랍니다. 차가운 말에 대한 저의 보수적이라는 표현에 일반적이라는 의사의 반박을 듣고 직감은 했습니다. 하지만, 희망을 버릴 수 없는 단서들도 있었기에 바라고 바랐으나 엄혹한 상황입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여깁니다. 중환자실 이웃이었던 젊은이도, 횡단보도에서 사고를 당하신 할머니도 지난주 먼 길을 떠나셨습니다.
여러분의 응원과 기도가 많은 도움이 되었고 또 될 것입니다.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뇌의 치명적인 부상도 잘 이겨내신 분이시니 폐렴정도는 어렵지 않게 물리치실 것으로 믿습니다. 재활병원이 아닌 요양병원으로 무너졌던 마음에 오히려 미미한 위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빠가 보고 싶다고 울고 또 우는 아내의 눈물이 조금 줄어드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계란과 참치를 우리가 아버님께 먹여드릴 차례,
"아빠, 장인어른~ 우리 밥 먹어요. 같이 먹어요." 할 차례를요.
여러분의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은경이와 삼철이의 차례가 돌아오면 여러분이 적어 주신 각각의 정성에 꼭 인사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술 들어가기 전 잠시 보았던 31살 청년과 두 딸만 만나 얼굴을 뵙지는 못한 75세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