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여행 3일차 20240519(일) 비엔나
* 유럽여행 3일차 20240519(일) 비엔나
다시 슈테판 성당을 찾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케른트너 거리 맥도날드에서 만족스러운 아침 식사로 하루를 시작했다. 20~30유로(3만~4만 5천 원)씩 주고 식사를 하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웠는데 그나마 맥도날드에서는 10유로 선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았다.(이것도 한국과 비교하면 비싸지만.ㅋ)
어제의 감동이 아직도 가시질 않아 다시 슈테판 성당을 찾았다. 주일를 맞아 성당에서는 미사를 드리고 있었다. 문화재이지만 여전히 피렌체 사람들이 예배드리는 살아있는 공간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곳 사람들을 수백 년을 이어서 이 놀라운 성당에서 일상처럼 예배드리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부러웠다. 어제 미처 가보지 못한 피터 천주교성당으로 어제의 감응을 되새기며 걸어갔다. 이곳 역시 미사 중이었다. 조용히 뒤에서 참관하면서 잠시나마 마음을 모아 그 공간의 은혜로움을 느껴 봤다. 성당 앞 벤치에 앉으니, 감회가 새롭고 시공 감각이 아득해진다. 내가 지금 어느 시대 어디에 와 있는 건가?
벤치에 앉은 김에 오페라하우스 내부 투어 코스를 예약했다. 영어권, 이탈리아어권, 일본어권, 독일어권 등으로 나눠서 가이드와 같이 내부 탐방을 하는 관광 상품인데 오페라하우스 사이트에서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했다. 어렵게 어렵게 회원 등록까지 해서 예약을 하고 결재까지 마무리했다. 앗! 그런데 날짜를 잘못 예약한 게 아닌가. 한국은 달력 첫 줄이 일요일인데 이곳은 달력의 처음이 월요일부터 시작인 것이었다. 내 딴에는 월요일(내일)을 예약한다고 한 것이 화요일(모래)을 예약했던 것이다. 헐~ Cultural Gap에 한 방 먹었네!. 잠시 속상했지만, 오페라하우스 내부 투어는 인연이 아닌가 보다 하고 이내 맘을 내려놓았다.
쇤부론에 실망하고 벨베데레 궁정으로 돌아오다
일요일이라 명소들 마다 사람들이 많았다. 유튜브에서 비엔나에 24시간 교통카드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트램,지하철,버스를 주어진 시간내에 무한대로 탈 수 있는 티켓이다. 야호! 바로 나같은 관광객을 위한 티켓이였다. 그제서야 그 동안 보고서도 몰랐던 각종 지하철, 트램, 버스 표지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치 문맹인 사람이 글을 배워서 거리에 간판이 보이기 시작하듯이 말이다.
지하철을 타고 오페라하우스에서 트램으로 갈아타고 벨베데레궁전으로 향했다.(구글지도앱은 정말 대단하다) 트램을 타는 재미가 쏠쏠하다. 천천히 이동하면서 나에게 비엔나를 하나하나 소개해 주는 듯했다.
벨베데레 궁전 도착하여 티켓 오피스 앞에 줄을 섰는데 게시판이 뭔가 뻘~것다. 예감이 싸~하다. 일요일이라 벌써 오전은 매진! 그렇다면 오후 늦은 표를 예매하고 쇤부른 궁전을 먼저 보고 와야겠다. 다시 쇤브론궁전을 향해 트램과 지하철~. 나에겐 24시간 티켓이 있으니 ㅎㅎㅎ 맘껏 즐기면서 갈 수 있었다.
쇤부른궁전은 실망스러웠다. 입장 티켓 부스는 시장 바닥처럼 혼잡했고 에버랜드 뺨치게 줄이 길었다. 그리고 넓어도 너무 넓기만 한 정원에 분수도 로마 트레비 분수를 카피(?!) 해서 실망스러웠다. 창덕궁 비원이 아기자기하니 더 났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티켓이 아까웠지만 내 다리의 용량을 감안해서 그냥 돌아서기로 했다.
벨베데레 궁전은 18세기에 바로크양식으로 지어진 궁전으로 상궁과 하궁 그리고 그사이에 시원하고 깔끔한 프랑스식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크기가 산책하기 탁 좋은 정도여서 다행이었다.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 작품이 전시된 곳으로도 유명한 궁전이다. 클림트의 그림을 직관할 수 있다니 벌써 설렌다.
드디어 예약한 시간이 되어서 입구에 줄을 섰다. 아직 예약 시간이 아닌 사람들은 다른 줄에 서게 하고 입장하지 못한다. 철저하게 입장하는 인원수를 조절하고 있다. 입장하자마자 현관홀 기둥의 조각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하얀 대리석에 역동적인 조각 기둥 4개가 홀을 떠받치고 있다. 궁전부터가 예술품이다.
코딱지만 한 책으로 보던 작품들을 큰 원화로 감상하니 그 생동감과 디테일에 감동이 배가 된다. 오른쪽 왼쪽 정면을 오가며 감상했다. 각도와 거리에 따라서도 그 느낌이 달라진다. 안타깝게도 명화 앞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가까이 가기는 힘들었다.
아쉬운 걸음을 뒤로하고 궁전 밖으로 나섰다. 탁 트인 궁전 정원이 맞아 주었다. 정원 입구마다 아프리카 양식과 로마 양식이 혼합된 듯한 특이한 조각상이 눈길을 끈다. 여인과 날개 달린 사자가 합해진 특이한 조각상이다. 로마신화에 나오는 상상의 동물일까? 비스듬하게 내리막길을 따라가며 정원을 구경하였다. 중앙에 계단형 분수의 하얀 조형물이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햇빛에 더욱 하얗게 빛난다. 멀리 슈테판성당의 뾰족지붕과 벨베데레 하궁과 돔을 이고 있는 성당 지붕으로 이어지는 비엔나의 풍광을 배경으로 분수대가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하루 종일 돌아다닌 다리가 무거워져 정원 옆 벤치에 앉았다. 조금 있으니 한국인 관광객 부부께서 옆에 앉으신다. 오랜만에 한국말을 들으니 반가웠다. 짧은 담소를 나누는 가운데 부부가 함께 오신 모습이 부러워 보였다. 나도 다음에는 아내와 꼭 같이 와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았다.
저녁은 한국인 내외분이 알려주신 City에 '1516' 맥주집에서 치맥 볶음밥으로 맛~있게 먹었다. 맥주집의 웨이트리스가 서비스 팁을 따로 받았다. 비싼 음식에 화장실도 50센트, 거기에 서비스 팁까지. 정말 인정머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비엔나의 높은 물가에 지쳐버렸다.
이방인인 나에게 너무도 야박하고 정 없는, 하지만 얄밉도록 아름다웠던 도시, 비엔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