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 차량을 보고 별걱정.

모두의 이사가 행복한 이사이기를.

by 쌍미음

저녁에 산책을 하다가, 일을 마치고 떠나는 이삿짐 차량을 봤다.


누군가는 오전에 이 집을 떠났을 테고,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에 새롭게 들어왔다.


떠난 사람은 하는 일이 잘 풀려서 이보다 더 좋은 집으로 떠난 걸까,

아니면 버티다 버티다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하고 떠밀려 난 걸까.


새로 온 사람은 이보다 좋은 집에 살다가 떠밀려서 이사를 온 것일까,

아니면 하던 일이 드디어 잘 풀려서 더 좋은 집을 찾아온 것일까.


간 사람이건 온 사람이건 둘 다 잘 돼서 떠나가고 떠나온 거면 좋겠다.


미혼 시절에 겪었던 나의 두 번의 이사는 모두 부모님의 일이 잘 안 풀려서 겪었던 것이었고,

결혼 이후에 겪은 나의 세 번의 이사는 모두 일이 이전보다 잘 풀려서 겪었던 것이었으므로.


모두의 이사가 아픈 이사는 아니기를, 행복한 이사이기를,

한 날 한 집을 두고 각자가 더 좋은 집을 향해 떠나가고 떠나온 이사였기를 작게나마 진심으로 바란다.



누가 살았는지도, 누가 살게 될지도 모르는 남의 아파트 앞을 지나다가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이삿짐 차량을 보고- 별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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