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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선생 Oct 05. 2023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의 불편한 진실

교보문고가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를 반려한 이유는?

쿠선생 : 안녕하세요. 쿠선생의 대중문화심리연구소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패널 : 또 브런치 까려구요? 세상에~ 그만해요. 알아서 하겠지.


쿠선생 : 이게 다 브런치를 사랑하는 그런 마음에서 이러는 거 아니겠습니까? 브런치가요. 저를 8번 깠어요. 9수만에 작가가 됐다는 거 아닙니까. 근데 그런 브런치가 이 지경이 됐는데, 정신차리라고 해야죠!


패널 : 뭘 더 이야기 하게요.


쿠선생 : 문학동네부터 이야기 해볼게요. 출판프로젝트 대상 출판사에 문학동네도 빠졌거든요. 그대신에 이야기장수라는 문학동네 출판그룹 인프린트 출판사가 이름을 올렸어요.


패널 : 그게 뭔데요. 어쨌든 문학동네라는 거 아니에요?


쿠선생 : 예를들면 이런 개념이죠. 현대자동차에 제네시스랑 아반떼가 있잖아요? 똑같은 현대자동차다. 그쵸?


패널 : 그러니까 이전 브런치출판프로젝트에서는 문학동네 측에서 대상작들을 제네시스급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아반떼 급이라고 생각한다 이거군요.


쿠선생 : 그렇죠. 그렇게 의심할 수 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제가 재밌는거 하나 또 발견했잖아요.


패널 : 뭐요... 불안하게시리...


쿠선생 : 브런치 출판프로젝트 10인의 수상자 전을 아크앤북에서 개최하면서 인스타그램 이벤트를 하나 했어요. #2023새로운작가의탄생, #브런치출판프로젝트, #브런치스토리 이렇게 해시태그를 달면 친필사인이 담긴 책을 무려 세권이나 준다네요. 자 여기서 문제. 인스타그램에 #2023새로운작가의탄생 이라고 해시태그를 달아서 브런치출판프로젝트 이벤트에 참여한 게시글 수는 총 몇개 일까요?


패널 : 그래도 한 200개는 넘지 않을까요?


쿠선생 : 땡! 바로 72개 입니다.


패널 : 아 좀 저조하긴 하네요. 근데 해시태그 3개중에 1개만 달면 된다니까 세개를 합산해야 정확한 숫자가 나오지 않을까요?


쿠선생 : 패널님. 인스타 안해봤죠? 해시태그를 달면 보통 저 세개를 다 달아요. 제가 2023새로운작가의탄생을 언급한 이유가 다른 해시태그는 출판프로젝트를 주제로한 게시글이 아닐확률도 있으니까 제외한거라구요.


패널 : 어쩌다가 브런치가 이렇게 됐을까요.


쿠선생 : 교보문고가 왜 브런치를 밀어냈는지 아시겠죠.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 대상작보다 이 달의 책이라고 하는 교보문고 자체 프로그램이 훨씬 더 낫다는 결론을 내게 된겁니다. 현재 교보문고 판매량 1위 책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인스타 게시글수 3203개,  최은영작가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인스타그램 게시글 수 2404개. 이제 좀 보이시나요? 브런치의 현재 위치가?


패널 : 미국 대선에서 AI가 SNS언급수를 통해 트럼프 전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하기도 했었죠... 이게 여기서도 쓰일줄이야...


쿠선생 : 판매부수를 정확하게 알아볼 수는 없지만 어림짐작해볼 순 있겠죠. 대상작들 언급수 한번 나열해볼까요? 대체 저 인간은 왜 저러는 거야 28개, 대한민국에서 가장 쉽게 쓴 민법책 26개, 먹는 마음 55개, 못생긴 서울을 걷는다 41개, 사실은 이것도 디자인입니다 54개, 어린이의 문장 81개, 요즘팀장의 오답노트 50개, 우리가족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70개, 운동의 참맛 208개, 초보 노인입니다 126개. 브런치가! 카카오가! 이게 말이 됩니까? 내가 교보문고 담당자라도 당장 매대에서 브런치 치우고 기성작가의 신작을 진열하겠어요.


패널 : 브런치라는 플랫폼의 모토가 새로운 작가의 탄생이잖아요. 전문작가도 아닌 아마추어 작가가 이렇게 책하나를 냈다는 것만도 대단한 일인데, 이렇게 실적 압박을 주는 건 좀 그런데요.


쿠선생 : 그래서 그냥 브런치가 일년에 열명씩 책하나 만들어주는 그런 플랫폼으로 전락 해버린 거냐구요. 이제 마케팅은 손 뗀거에요? 저는 그게 속상하다구요. 하다못해 조국작가의 '디케의 눈물' 게시글 수가 714개이구요. 조국 작가의 딸 조민씨의 '오늘도 나아가는 중입니다.' 인스타 언급수가 259개에요. 브런치의 파급력이 이 이상은 되야하는거 아닌가요?


패널 : 어쩔 수 없죠. 노력한다고 해서 모두 좋은 결과를 얻을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쿠선생 :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요.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 없어져요. 대형서점도 출판사도 브런치 프로젝트에 대해서 힘을 빼고 있잖아요. 그러면 어떻게 되는 지 아세요?


패널 : 어떻게 되는데요.


쿠선생 : 예전까지는 출판사에서 프로젝트 팀을 꾸려서 브런치 프로젝트를 준비 했다면, 이제는 출판사 직원 한명이 프로젝트를 전적으로 담당하겠죠.


패널 : 출판사의 사정에따라 한명이 브런치프로젝트와 크리스마스, 그리고 연초계획까지 세우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같네요.


쿠선생 : 그렇게 되면요. 브런치책들 차근차근 둘러볼 수가 없게 되요. 브런치 대상은 받은 적은 없지만 출간 이력이 있는 기성작가. 이미 완결까지 작성되어 있는 원고 이런걸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말이죠.


패널 : 경력있는 신입작가를 뽑게 된다는 거군요...


쿠선생 : 근데 이미 이런 추세는 지난 10회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거든요.


패널 : 그러면 이번에 처음 글을 쓰시는 분들은 어떻게 해요.


쿠선생 : 출간계획서를 작성해서 브런치북에 첨부하시라고 이야기 하고 싶어요. 내 브런치북을 읽는다는 건 기대하지 말고 출간 계획서라도 검토하시라고 출판사 담당자를 배려하는 거죠. 그리고 원고를 넉넉하게. 담당자랑 협의해서 글을 쓰겠다 이런 생각은 버리시구요. 아시겠어요?


패널 : 참....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쿠선생 : 그래도 브런치에는 찬란한 과거가 있었습니다. 젊은 ADHD의 슬픔 인스타그램 게시글수 1517개, 휴남동서점 1175개, 90년생이온다 1만개! 제 11회 출판프로젝트에서 어떤 작품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브런치 아직 죽지 않았다! 라고 이야기 할만한 좋은 작품이 탄생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패널 : 그래요. 마무리는 훈훈하거... 그렇다면 모두 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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