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잔 들어서 좋다

by 이상엽

토요일마다 나가는 마켓이 있다.

지역에서 나름 유명한 곳. 젊은 사람들보다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며 일주일에 한 번씩 과일과 야채 그리고 마켓에서 파는 음식을 먹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곳이다. 이제 몇 달 밖에 안 한 나도 다른 마켓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느껴질 정도다.


이곳에서 운 좋게 몇 달 장사를 하다 보니, 단골손님도 몇몇 생겼다. 그중에서 한분은 항상 오픈시간에 오셔서 같은 메뉴를 드신다. 아침에 먹기엔 좀 부담스럽지 않냐는 나의 말에 '이렇게 만든 네 잘못이다'라는 말로 받아쳐준 할아버지. 지난주에는 다른 곳에서의 선약이 있어서 오지 못했는데, 오늘 나에게 '지난주에 네가 없어서 섭섭했다'라며 핀잔을 주셨다.


그렇지만 기분이 좋다. 그 핀잔이 핀잔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부족한 나의 음식을 좋아해 주는 손님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번아웃으로 힘들었던 시간이 조금 더 빨리 회복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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