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 지고 있었다. 엄마와 차를 타고 가면서 보았다. 엄마가 말했다. 목련은 찬란한 순백으로 피지만 질 때는 저렇게 지저분해. 내가 말했다. 엄마, 저게 목련의 정떼기야.
정떼기.
내가 스무 살 때, 외할아버지를 묻으러 가는 길,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았고 나는 장례식장에서 내내 잤다. 친구가 찾아오고 위로의 말을 해주는데도 나는 자다가 깨다가 졸다가 했다. 발인을 했고 외할아버지의 놀랍도록 희고 차갑고 부드러운 시신의 손을 잡았고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았다. 꽁꽁 묶인 시신이 땅 밑으로 가라앉았다. 땅을 파는 와중에 두더지 목을 잘랐다고 인부가 혀를 찼다. 이모는 나에게 곡소리를 크게 하라고 했다. 곡소리가 크지 않으면 외할아버지 영혼이 편히 못 간다 했다. 나는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았다. 나 왜 이렇게 멀쩡해. 그게 정떼기라고 엄마가 가르쳐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