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유
복도 끝 한켠에 간호사가 투명 플라스틱 바구니가 올려진 바퀴달린 트레이 앞에 서있다. 간호사는 기본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이제 아기 사진을 찍어도 된다고 안내해주었다. 얼떨떨하게 허둥지둥 카메라를 켜고 아이를 촬영하며 아이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 이 아이가… 나의 아이?
- 인형인가?
- 왜 움직이지 않는거지?
회색빛이 도는 작은 몸. 밀납 인형처럼 정적이고 조그만 비니 모자를 쓴채 돌돌 감겨있는 아기는 미동조차 없었다. 정적 속에, 나는아이를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머릿속으로 준비했던 말들을 다 잊은 채,
- 아기는 건강한 건가?
- 어째서 울지 않는거지?
- 어째서 움직이지 않는 것인지?
속으로 질문들을 떠올리며, 간호사에게 물었다.
“왜 아기가 울지 않는 거죠?”
간호사는 아까 많이 울었다며, 웃으며 답하였다. 그제서야 마음이 놓였다. 정적이 도는 신생아실 앞의 복도에 서서 나는 아기가 들어있는 작은 투명 상자를 들여다 보았다.
이런. 오랫동안 준비했던 말들을 말할 타이밍을 놓쳤다.
나는 준비해온 카메라로 아기를 찍으며 아기를 관찰했다. 내가 생각한 아기와의 첫 만남은 아니고, 준비해왔던 이야기들은 들려주지 못하여서 더 아쉽지만, 앞으로 시간은 많으니깐. 급할 필요 없이, 앞으로 더 눈도 마주칠수 있고, 아기도 조금 더 기력이 생기고 기분이 좋을 때, 둘만 있을 때 준비했던 말들을 들려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