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서 생긴 겐지스강 사태

약일 수도.

by 상수동해마

겐지스 강 사태


그것은 주로 새벽에 발견된다. 아침 6시, 새벽 첫 타임 수영하는 사람들이 한 바퀴즈음 돌때 쯤 발견된다. 그러면 보통 그날 오전은 청소로 수영장이 셧다운 되고, 단톡방의 사람들이 분개해서 한 두마디 떠든다.


- 새벽 첫 반에 발견되었다는 것은 저녁 마지막 타임에서의 소행일까

- 괴도 루팡도 아니고, 도대체 누가 왜 몰래 그럴까?

- 그렇다면 CCTV를 확인하면 되지 않나?

- 수영복을 입고 어떻게 실행했지?


등등.


어찌되었든 곤란하다. 어항 같은 거라 생각했는데 사실은 다른 것 같은 것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괴도루 팡은 잡히지 않은 채 그 이후로도 몇 개월간, 2주일에 한 번씩 팡하였다. 가끔은 1주일에 두 번. 체념하고 다른 수영장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고, 직원에게 문의를 남기는 사람도 있다.


나는 문의를 해 보았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약간 안면이 있어 편하게 보통 이야기를 해주시던 직원분은 굉장히 난처한 기색으로 말을 골랐다. 아무래도 센터 차원에서 함구령이 내려온듯 하다. 해당 사람에 대한 연령이나 성별 등을 특정할 수 없도록 일반론을 선택하였다.


- 과장님, 혹시 범인이 누군지 아시나요?

- 하하

- 혹시 매번 같은 사람인가요?

- 글쎄요...

- 그 사람은 왜 그런걸까요?

- 일반적으로 노약자나 어린이의 경우 종종 발생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 그럼 그 분은 이용 제약을 받을 수 없으신건가요?

- 명확한 근거 규정이 필요하기도 하고, 그 순간 바로 확인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본인과 보호자의 의지도 강하셔서...

- 의지라 하시면 수영장 오시겠다는 의지 말씀이신가요?

- 네네




사실 겐지스 강 사태는 이 수영장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처음 목격한 것은 90년대 비엔나 시립 수영장에서였다. 비엔나 20구의 구역 수영장은 작고 청결하고 따뜻한 수영장이었다. 어느 날, 수영을 하는데 맑은 수영장 물 바닥에 믿기지 않는 것이 보였다. 나는 가까이 가서 보고 깜짝 놀라, 수영장 바깥으로 나가 수영장 가드를 불렀다.


- 인슐디공. 인슐디공.


그는 무표정하게 고개를 까닥하며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수영장 물을 흘리며 그에게 뛰어가 작은 목소리로 그에게 나직이 말하였다.


- 샤이쎄! 샤이쎄! 임 슈빔바드!


그는 빠른 걸음으로 가서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빼꼼 쳐다보더니, 재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그의 손에는 잠자리채가 있었다. 보다 드라마틱한 전개를 기대하였던 나의 상상과 달리, 모두가 수영하는 와중에 그는 수영장 바깥에 서서 잠자리채로 잡아채내었고, 다시 제자리로 가서 앉았다. 내가 그를 계속해서 쳐다보자, 그는 무표정하게 으쓱하였다.


주변을 둘러 보았는데, 수영장 모든 사람들이 평온하게 그냥 수영을 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것처럼. 정말 모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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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서울의 수영장에서는, 겐지스 강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단체 문자를 발송해서 알려준다.


- 수영장 이용 관련 유의 사항 사전 안내드립니다. 수영장 이용 고객에 의한 수영조수질오염사고가 자주 발생하여 휴관으로 이어지는 등 센터와 이용 고객 불편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입수전 음식물 섭취를 금하여 주시고.... 오염제공자가 명백할 경우 사안 정도에 따라 이후 강좌 이용 중지...


그러던 어느 날인가부터, 단톡방 제보는 이어지지만 수영장은 문자를 보내지 않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사건에 대해서는 뇌를 비운다. 수영장을 안 갈 수는 없으니까.


...라고, 장모님에게 말씀드렸더니 장모님 표정이, 내가 소고기 육회 먹는 걸 본 인도인 표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