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Hug / 그림 글 : 박형진
최근, 아버님께서 부쩍 수척해지셨다. 올해로 94세가 되셨으 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양평에 집을 지어 같이 살자고 약속하셨지만 아버님은 시골집을 떠나지 않으셨다. 하는 수 없이 남편이 양평집과 시골집을 오가는 생활을 하는데, 최근에는 아버님을 돌보느라 시골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누가 몸에 손대는 걸 꺼려하시던 아버님께서 이제는 아들의 부축 없이 일어나지 못하신다. 남편은 아버님을 꼭 안아 일으켜 드리고, 꼭 껴안아 침대에 앉혀드린다.
아버님께선 옅은 미소를 지으시며, “포근하구나... 따뜻해서 좋구나...” 힘없는 소리로 말씀하신다. 아들의 품에 쏘옥 안겨 일어나고 앉는 아버님은 마치 아기가 되신 것 같다.
남편이 말한다.
“아버지! 당신을 꼬옥 안을 수 있는 지금,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빅허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