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노랑 통덫을 반납하였습니다.

락스 청소 필수!!

by 쓰듭스

글을 쓰는 오늘, 나는 통덫 사용을 마치고 며칠 전, 락스 물에 소독을 한 후 말려 둔 노랑 통덫을 잘 포장하여 다음 통덫 신청자에게 발송하였다.

치즈야! 노랑통덫 반납한다! 째려보지 마라 ㅠㅠ


그래서 치즈의 포획은 어떻게 됐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포획은 실패했다. ㅠㅠ

2주 전 통덫에 몸통의 2/3를 집어넣고 먹이를 먹는 치즈를 보며 포획 가능성의 희망을 갖었었지만, 나의 부주의?로 치즈 포획에 실패하고 말았다.

음식 그릇을 입구부터 조금씩 들여놓는 방식으로 치즈 꼬시기에 성과를 내고 있던 나는 조금 자신감이 붙었다. 왠지 치즈가 곧 통덫 안으로 쏙 들어가 아무런 의심 없이 먹이를 맛있게 먹는 순간! 철컥!( 입구 투명 아크릴판 내려오는 소리)! 어?? 뭐지? 나 포획된 거?? 이런 시나리오를 상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며칠 전 낮, 치즈가 통덫 근처에 나타났을 때, 아크릴판 문이 내려오기까지 했다. 하지만 치즈는 통덫 안에 있지 않았다.

어? 이건 뭐지? 어떻게 된 거지? 하고 cctv 영상을 자세히 살펴보니, 통덫 바깥부터 안쪽으로 이어지게 깔아놓은 ‘매트’가 문제였던 것 같다. 덫 문이 내려왔지만 매트의 두께 때문에 문이 조금 들떠 있었고, 치즈는 잽싸게 그 틈을 파고들어 문을 열고 탈출한듯하다.


문제의 그 날... 통덫 안의 매트가 밖으로 이어져 깔려있었다 ㅠㅠ

진짜 이건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 일로 인하여 치즈는 노랑 통덫도 심하게 경계하게 되었고, 이후, 낮에는 통덫 근처에는 얼씬하지 않다가 밤이 되면 조용히 잠자리에 들어가 잠을 자고 사라지곤 했다.

그 후, 며칠을 살펴보다가 마음의 정리를 했다. 더 추워지기 전에 치즈를 포획하여 병원에 데려가 구내염 치료를 받게 해 주려는 나의 계획을 일단 멈추었다. 누런 침을 질질 흘리고 다니는 모습이 마음 아프지만 치즈가 곁을 주지 않으니...

작업실 입구의 차고 한쪽에 마련해준 치즈의 숙소. 추위를 피하기 좋도록 나름 머리를 굴려 꾸며놓았다. 놀고 있는 정방형 컴퓨터 책상 아래에 우리 고양이들이 사용하던 플라스틱 집에 극세사 소재의 헝겊 집을 하나 더 넣어주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작은 매트가 한 장 깔려있는데 그 매트는 매일 매일 세탁을 하여 새로 교체를 해주어야 한다. 치즈가 흘리는 누런 침과 몸의 물기들이 뒤범벅이 되어 축축해지기 때문이다.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치즈가 자고 난 후 낮에 외출을 한 사이 플라스틱 집에서 헝겊 집을 빼내어 햇볕에 건조를 시켜야 한다. 치즈가 밤새 웅크리고 자면서 몸에서 나오는 열기로 플라스틱과 헝겊 집 사이에 ‘결로’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 물기를 바라볼 때면 ‘밤새 많이 추워 웅크리고 잤구나...’ 하는 생각에 쨘하다. 집은 매일 세탁할 수 없으니 햇볕에 말리지만, 집 안에 깔아주는 매트는 매일 꺼내서 세탁을 한다. 내 작업실 (이라고 쓰고, 우리 강아지와 고양이의 숙소라고 읽는다;;) 에는 동물전용 세탁기가 있어서 녀석들 빨래를 하루에도 몇번씩 돌린다. 빨래가 잘 마르는 한여름 빼고는 건조까지 해야하니, 전기세가 어마하게 나와 늘 남편에서 잔소리를 듣는다. ( 남편이 잔소리를 하는 이유는... 한전에서 가끔, 가정집 치고 전기를 너무 많이 쓰는거 아니냐고.. 어디 전기가 고장난거 아니냐고 가끔 확인 전화가 온다고 한다;;)


컴퓨터 책상> 플라스틱 집> 극세사 집> 매트 까지 4중보온으로 치즈 싸우나 중... tip:구내염에는 플라스틱 그릇보다 사기 그릇이 좋다고 합니다.

치즈를 포획하기로 마음먹고 10. 14 첫 글을 썼으니, 2달 하고 열흘 정도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개인적으로도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중간중간 가족들이 심하게 ㅠㅠ 아팠고, 나도 병이 났었다;; 고양이 포획이고 뭐고, 몸이 정상이 아니니 아무것도 하기 힘든 날들도 며칠이나 있었다. 개인적으로 어린 나이가 아니기도 하지만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게 소용없다는 말을 실감 나게 경험한 몇 달 이기도 했다.


치즈가 구내염 치료를 받고 우리 고양이들과 함께 실내에서 생활하면 더없이 좋을 것 같은데... 계획은 좀 더 미뤄야 할 듯하다.

모쪼록, 계획대로 되지 않아 많이 아쉽다. 하지만 그동안 길고양이의 삶과 어려운 상황에 놓인 고양이들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 대해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생명의 소중함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통장으로 통덫 보증금이 들어와 있는 걸 보니, 다음 사용자가 내가 보낸 통덫을 잘 받았나 보다. ( 고보협은 통덫을 다음 사용자에게 보내면 보증금을 환불해 준다.) 치즈가 겨우내 별 탈 없이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다가 내년 봄쯤 나랑 절친이 되어 통덫없이도 내게 와주면 정말 좋겠다. 그러려면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사료와 간식을 갖다 받쳐야겠지???>.. < 치즈! 당분간 통덫 안 놓을게! 스트레스받지 말고, 우리 건강히 겨울을 나보자!!



* 글 들이 두서없고 별 내용도 없지만, 아픈 고양이 구조를 하려고 마음먹은 분들께 통덫 사용에 관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비록 저는 포획에 실패했지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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