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열심히
ebs의 여행 프로그램을 보다가 인상적인 장면을 보았다.
아이슬란드의 드넓은 들판을 거닐던 현지인이 작은 꽃을 가리키며 말한다.
“이 꽃은 아주 작아요. 그래서 이곳의 바람과 추위를 견뎌낼 수 있지요”
짧게 지나간 장면이라 내 기억과 같은 단어를 사용한지는 장담 못하지만, 내용은 저거였다.
그녀의 말대로 진짜 저 작은 꽃이 다른 커다란 꽃에 비해 바람과 추위를 잘 견디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사람 눈에도 띄지 않을 정도로 너무 작아 누군가에게 꺾일 확률은 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의 입장에서 꺾이지 않는다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결국 선택을 못 받는 것이기도 하다.
작업을 하다 보면 문득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수많은 작가 (나는 화가니까, 미술작가)들이 이렇게나 많은 작품들을 쏟아 내고 있다. 그리고 결국 작품은 누군가의 선택을 기다리는 ‘꽃’과 같다. ‘작은 꽃’ 같은 작업을 하는 경우, 바로바로 눈에 띄진 않는다. 하지만 작은 꽃들을 아주 많이 피워 ‘군락’을 만들면 결국 그 아름다운 모습에 관심을 갖게 되고 반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