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우울

by 상수동 챨리


살다보면 우울한 일들도 생기고, 엄마가 되어도 (당연히) 예외는 없다. 요즘 개인적으로 우울한 일들이 있었는데, 체력이 딸리다보니 우울한 일들에 대처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느낀다. 아기를 대할 때 집중하지 못하고 머리 속 한 구석에 딴 생각들이 들어찬 채로 억지 웃음을 짓기도 한다. 아기가 그런 내 마음을 아는건지, 아니면 먹구름 낀 내 마음이 투영되어 그렇게 보이는지, 아기가 나를 보고도 그닥 웃어주지 않는 것도 같다. 다행히 외할머니와 놀때는 여전히 꺄르륵 꺄르륵 행복해한다.(엄마, 감사합니다.)


인정하고싶지 않지만, 영화 인사이드 아웃처럼 나의 머리속을 여러 감정들이 지배하고있다면, 내 마음의 컨트롤 센터는 슬픔이 일 것 같다. 어릴 때는 분명 Joy가 주도권을 잡고있었던것 같은데, 성인이 된 후에는 슬픔이가 운전대를 잡고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아기에는 나의 우울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슬픔이가 주도권을 쥐고있지만 그렇다고 평소의 내가 즐겁게 지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운동도 하고, 가족들과 맛있는 것도 먹고, 친구들도 만나고, 취미활동도 즐기고, 일도 열심히 한다. 그러니 아기를 대할 때에도 내가 집중만 한다면, 아기와의 행복한 시간을 즐기고 사랑을 듬뿍 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기는 나의 집중(undivided attention)을 받아 마땅한 귀중한 존재이니까.


나는 성실하게도 주기적으로 때맞춰 우울해 지는 사람이고, 그건 내가 당장 바꾸기에는 어려운 특성이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우울한 날들은 지나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앞으로 내가 아기와 보낼 인생의 날들에도 우울한 날들은 이따금 찾아올 것이다. 그때 의식적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내 기분을 아기에게 전염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금의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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