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수험생이라면 반드시 염두해야 할 3가지

어릴 때 공부 좀 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해요

by 차차약사

피트(PEET)시험은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인데 약대의 수능시험이라고 보면 된다.

이 시험을 알게 된 것은 서른이 넘어 재취업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서른 넘어서 재취업하는 게 쉽지 않구나...'


'이렇게 준비해서 겨우 합격해도 친구들 보면 아이들 낳고 어쩔 수 없이 관두던데...'


'지금 열심히 취업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경력단절이 없는 전문직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으로 서른 넘어 약대 입시를 준비하게 되었다.


화학과나 생물학과 출신은 아니지만 이과 출신에다가 공부 좀 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합격할 수 있지~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래서 큰 고민 없이 시험을 준비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나이 들어 공부하는 건 어릴 때 공부하는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직접 수험생이 되어 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이 들어 공부하면 주의해야 할 점 3가지




1. 정보력이 약하다



요새는 학종이라고 해서 수능 말고도 준비해야 할 게 많은 것 같다. 그런데 내가 고3일 때는 수능만 잘 보면 됐다. 수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사실 우리는 전부 수능에 대해 전문가였다. 왜냐고? 고등학생이 되면 모의고사를 치른다. 몇 번의 모의고사를 통해 수능시험에 대한 파악이 된다. 그리고 학교에서 선생님이 해주시는 이야기, 친구들과 나누는 이야기... 이런 모든 것들이 시험에 대한 정보다. 이걸 그때는 몰랐다.


내가 혼자서 피트 시험을 준비해보면서 정보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피트시험이 있다는 것도 사실 후배가 알려주지 않으면 몰랐을 것이다. 피트시험을 준비하겠다고 마음먹고 나서 나는 인터넷 서치를 시작했다. 카페에 가입하고 사람들의 합격수기를 읽었다. 오로지 인터넷에 의존해 정보를 구하고 혼자 판단해서 공부를 시작했다.


그런데 뒤늦게 알았다. 합격할 만큼 열심히 공부하는 애들은 인터넷에 들어올 시간도 없다는 걸... 얼마만큼 공부해야 합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으로 아무리 합격수기를 본다 해도 체감이 되지 않는다.


이 시험을 이렇게 준비하면 안 된다는 걸 시험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대체 몇 개월의 시간을 날린 것인지... 안타까웠다.


가끔 나에게 피트시험 어떻게 준비해야 하냐고 물어보시는 3~40대 분들에게 나는 무조건 학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라고 한다. 일개 합격생에 불과한 나에게 정보를 구하시면 안 된다. 개개인마다 케이스가 다른데 어떤 사람은 이렇게 얘기하고 다른 사람은 다르게 얘기하는데 그때마다 그런 사람들한테 휘둘리며 정보를 취득하면 안 된다.


나도 처음에는 인터넷이 있는데 뭐하러 학원에 가야 하냐고 생각했다. 학원에 가면 왠지 상술에 속을 것 같은 의심도 있었다. 그런데 그게 나의 패착이었다. 제대로 된 정보가 없으니 제대로 된 공부방법을 몰랐고 그렇게 나는 첫 시험을 망했고 1년을 낭비하게 되었다.


나이 들어서 공부한다면 정보를 제대로 아는 게 중요하다. 인터넷에서 서치하지 말아라. 무조건 가장 전문가에게 찾아가라. 주변에 전문가가 없다면 학원을 찾아가라. 그게 시간을 아끼고 결과적으로 돈을 아끼는 방법이다.




2. 내 수준을 알기 힘들다.



점수에 맞춰서 어느 대학이든 갈 수 있는 수능과 다르게 피트시험은 합격하느냐 불합격하느냐로 결정된다. 그렇다면 나의 상대적인 위치를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피트시험도 모의고사가 있지만 문제 수준도 좋지 않고 짧은 기간 안에 승부를 봐야 하는 시험 스케줄에서 간헐적으로 보는 모의고사로는 내 실력을 가늠하기가 정말 힘들다.


초시에 대한 패착으로 재시 때는 무조건 학원을 등록했다. 학원에서는 주간테스트도 보고 월간테스트도 본다. 내 위치를 매주 확인할 수 있다. 그것보다 좋은 것은 다른 친구들이 공부하는 걸 보면서 저 정도로 공부해야 합격한다는 느낌적인 느낌을 체득한다는 것이다. 그 자체가 자극이 되고 엉덩이 힘을 더 키워야 할 이유를 찾게 되는 것이다. 학원에서 함께 공부해보고 나서야 초시 때 내가 얼마나 초딩 수준으로 공부했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나이 들어서 학원에 가기 꺼려진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나이 들수록 학원에 가야 한다. 혼자서 공부하면 망한다. (특별한 인재들은 제외)


나도 처음에는 학원에 갔을 때 내 나이가 가장 많아서 위축됐었다. 심지어 학원 직원들보다 나이가 많았다.


나이 들어서 대학에 가겠다고 결심한 건 대단한 용기다. 그런데 그 용기를 현실화하려면 더한 용기가 필요하다. 무조건 젊은 애들 사이에서 공부해야 한다. 그 속에 내가 진짜로 경쟁해야 할 로열 브레인들이 있다. 나이 많은 사람들끼리 단톡방 만들어서 위로하면서 공부하면 무조건 망한다.




3. 기억나지 않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0년이 훌쩍 지나서 피트시험을 공부하는데 정말 기억나는 게 없었다. 생물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DNA가 뭔지 RNA가 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피트시험은 일반물리, 일반생물, 일반화학, 유기화학의 4과목을 준비해야 한다. 생물학과나 화학과와는 거리가 먼 도시공학과를 졸업한 나는 10년도 더 된 고등학교 과학 과목이 내 지식의 전부이다. 그런데 10년이 지났으니 기억날 리가 있나.


이과 출신인 게 메리트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기억나는 게 없었다. 완전히 새롭게 공부하는 세팅하는 기분이었다. 만약에 20대에 피트시험 공부를 시작했다면 적어도 고등학교 때 배운 내용이 기억은 날 것이다. 하지만 서른이 넘어서 공부한다면 내가 어릴 때 공부 좀 했다는 생각은 완전히 지워야 한다. 어느 정도 이론이 세팅되고 엉덩이 힘이 길러진 후에는 머리가 돌아가는 게 느껴졌지만, 그 전에는 나는 세상무식쟁이라는 생각으로 공부해야 한다.


어릴 때 알던 거라고 자만했다가 초시 때 완전히 망했었다. 나이 들어서 공부하면 머릿속이 텅 비어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남들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나이 들어서 공부한다고 대학이 노력이 가상하다며 가산점을 더 주지 않는다.





공부 좀 했다는 생각으로 시험을 준비한다면 어느 시험이든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나는 그때의 공부습관, 지식 모든 것을 새롭게 세팅하는 데만도 몇 개월이 필요한 나이 많은 수험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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