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마다 휴직하는 워킹맘 (학생맘의 여름방학)

by 차차약사

요새 내 삶이 그렇다. 감히 워킹맘의 힘듦에 비할 바가 못 되는 학생맘이긴 한데^^; 어쨌든 매일 학교에 출근하므로^^;; 아침 일찍 학교 가서 수업 듣고 저녁에 들어오면 아이들 씻기고 재우고.... 워킹맘의 삶과 비슷할 것이다. 큰 차이가 있다면 4개월마다 방학이 있다는 것.




학생맘의 일 년 스케줄

1~2월 겨울방학 -> 전업주부
3~6월 1학기 -> 워킹맘 비스무리
7~8월 여름방학 -> 전업주부
9~12월 2학기 -> 워킹맘 비스무리




3~6월 1학기 마치면 7~8월 여름방학, 9~12월 2학기 마치면 다시 1~2월은 겨울방학이다. 마치 4개월마다 휴직하는 워킹맘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지금은 여름방학이라서 전업주부 역할인데...


전업주부가 나는 훨씬 어렵다. 학교 다닐 때는 아침 일찍 나가니깐(7시 전에) 아이들 얼굴 못 보고 저녁에 집에 와서 본다. 하루 종일 못 보다가 그때 보니깐 너무 반갑고 예쁘다. 아이들도 엄마 보니깐 반가워서 말도 잘 듣는다. 갑자기 집에 사람이 많아지니 아이들의 떼도 쏙 들어간다. 아이들과 잠깐 노는 것도 재밌고 책 읽어주는 것도 재우는 것도 힘들지 않다.


집에 시부모님이 계시니깐 가능한 것도 있다. 만약에 도우미 이모님이셨다면 나랑 바통 터치하고 바로 퇴근하시고 이후로 모든 일이 다 나의 역할일 텐데. 시부모님이 계시니깐 아무래도 육아 손도 많고 도움받는 게 훨씬 많다.



학생맘의 여름방학
지금은 전업주부







7~8월은 여름방학이라서 시부모님은 댁으로 돌아가셨고 남편 퇴근 전까지는 혼자서 아이들을 케어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지만 몇 개월 사이에 또 크고 자라서 우리 애들에게 이런 성향이 있었는지 새삼 많이 느끼고 내가 많이 몰랐구나 싶고, 시부모님이 아이들 등원시키고 하원 시킬 때 고생 많으셨겠구나라고 느낀다.


학교 다닐 때 잠깐 보면서 그렇게 예쁘기만 하던 애들과 아침부터 복작복작대니깐 참을 인을 몇 번을 새기는지 모른다. 우리 5살 딸내미는 혼자서 노는 것도 좋아하고 이제는 자기가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이 많아지고 동생에게 지기 싫어해서 동생보다 문도 먼저 열어야 하고 엘리베이터도 자기가 눌러야 하고 유치원 갈 때도 자기가 앞서 걸어야 하고 ㅎㅎ


3살 아들은 그런 개념이 없으니깐 누나 맘에 안 드는 짓 계속해서 누나 울게 하고 떼 부리게 하고 결국 누나한테 한소리 듣고 지도 막 울고 ㅎㅎㅎ


아침저녁만 차리면 되는데도 왜 이렇게 밥 하는 건 어려운지. 반찬을 하면 맛없어서 자괴감 들고 반찬을 사면 살림에 도움도 안 되는 엄마인 것 같아서 자괴감 들고 그런다.









전업주부의 하루는
매일 자괴감과 싸우는 게 일





안 그래도 집안 청소하는데 재능 없는 나는 아직 아이들이 일러바치는 나이도 아니고 청소에 대한 개념이 없는 나이라서 하루 종일 집안 개판으로 해놓고 있다가 남편 오기 직전에 사사삭 치운다 ㅎㅎㅎ 남편이 말도 안 하고 갑자기 일찍 퇴근하면 너무 난감하고 부끄러워진다.


내 친구는 살림을 잘해서 요리하는 것도 재밌다고 하고 어쩌다가 친구 집에 놀러 가면 어찌나 깔끔한지 반성하고 오는데 나는 그렇게 반성하는 것도 몇 시간 안 가고 이내 내 습성대로 돌아와 버린다.


결혼 초기에는 부지런히 집안일하는 사람 되어보겠다고 이것저것 시도해봤는데 결혼 6년 차가 된 지금 내린 결론은 돈 벌어서 도우미 쓰자...로...


다행인 건 우리 남편도 나와 비슷한 성향이라서 집안이 아무리 더러워도 한 마디도 안 한다. 남편이 깔끔하면 나도 눈치 보여서 좀 할 텐데;;;; 남편이나 나나 더러움에 관대하다.




돈 벌어서 도우미 쓰자...




전업주부님들 언제나 느끼지만 이번 방학에 또다시 느낀다. 정말 대단하시다. 아직 아이들이 5살 3살인지라 크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어릴 때는 어린 대로 떼도 다 받아줘야 하고 그 와중에 집안일은 아무리 치워도 끝이 없다.


내 삶보다는 아이들이 중심이 되어가다 보니 루틴이 깨지면서 내 삶을 내가 컨트롤한다는 느낌을 자꾸 잃고 그 와중에 잡생각만 많아지고 난 왜 이렇게 소질이 없나라는 자괴감에 빠지면서 어느새 소파에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건 나의 성향 탓이 크고 내 친구를 비롯하여 굉장히 잘 컨트롤하는 주부들도 많다.)


9월부터는 다시 학교 가니깐 또다시 루틴한 삶을 살아볼 수 있음에 벌써부터 감사함도 들고, 겨울방학에는 다시 아이들이랑 복작복작할 수 있고...


학생맘은 이런저런 삶을 비스무리하게 경험할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다. 물론 들인 등록금만큼 나중에 열심히 벌어야 한다... 울 남편 어깨 짐 좀 덜어줘야지...








그래도 방학이 가는 건 아쉽다. 개학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방학하면 시간이 엄청 많아질 줄 알고 계획도 많이 세워봤는데 시간은 많아진 것 같은데 이상하게 정신은 더 없다.


아이들도 유치원 방학하고 아이들 몇 번 아프고 아이고 더워 몇 번 하다 보니 벌써 8월이다.


아이들 어릴 땐 그냥 하루하루 잘 사는 게 역시 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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