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할 때 마음먹은 2가지

25살 퇴사, 37살 대학 다니는 거꾸로 인생

by 차차약사

25살에 퇴사할 때 나에겐 2가지 마음이 있었다.



딱 1년만... 내가 원하는 걸 해보는 거야.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다시 취직할 수 있을 거야.










퇴사는 직장인이라면 거의 모두가 가슴에 품고 사는 단어일 것이다. 37살이 되어버린 지금은 25살이 무엇을 해도 좋은 나이라는 걸 알지만, 그때는 몰랐다. 모두가 취직을 하는데 나 혼자 청개구리처럼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은 벽 하나를 뛰어넘어야 하는 용기가 필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25살에 용기 있게 퇴사를 결정할 수 있었던 2가지 이유가 있다.




1. 계약직



계약직이라서 회사를 계속 다니려면 정규직 시험을 보거나 박사학위를 받고 팀장급으로 취업해야 했다. 어차피 언젠가는 결단이 필요한 계약직 자리였기 때문에 퇴사 결정이 쉬웠다.




2. 월급



대기업에 취직한 친구들보다 월급이 100만 원가량은 작았던 것 같다. 연봉이 작아서 관두기 쉬웠다는 의미는 아니다. 처음부터 돈을 보고 취업한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돈 때문에 계속 다녀야 한다는 생각이 없었다. 20대 내 인생에서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중요했다.





도시공학을 전공했던 나는 전공을 살린 연구원에 취직을 했다. 세상을 더 살기 좋게 만들고 싶다는 이상적인 꿈을 갖고 있었다. 막상 회사에 다녀보니 내 꿈은 너무 비현실적이었고 나는 현실감각 제로인 직장인에 불과했다. 내가 상상했던 회사생활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데는 불과 몇 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그때 버텼더라면 어땠을까?





그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었을 것 같다. 이제 와서야 아는 사실이지만 처음부터 내 꿈대로 살 수 있는 회사생활이란 건 없다. 버티고 버텨서 실력이 쌓이고 나의 위치가 올라가면 그때서야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는 거라는 걸 그때는 몰랐다.


그래서 하고 싶은 걸 해보겠다고 이것저것 도전만 하고 서른 살을 맞이하고 보니 나는 어디 가도 초년생 티를 벗지 못하는 경력단절자에 불과했다. 서른이 넘어 재취업하려고 하니 계속 불합격했고 자신감이 떨어졌다. 내가 하고 싶은 걸 용기 있게 선택하며 살아온, 가치 있는 인생이라고 생각했는데... 누가 알아주지 않으니 내 인생도 덩달아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지만 내가 퇴사를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는 이유는,


딱 1년만... 내가 원하는 걸 해보겠다던 그 마음 덕분이다. 해보고 싶은 걸 해본다는 건 나를 알아가는 여행과 비슷하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걸 찾는 것과 같다. 그렇게 나는 나를 알아가는데 1년이 아닌 4년을 보냈다.




최근에 자기 계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난다. 인생을 오래 산다고 모두가 꿈을 이룬 것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오히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부터는 숨 가쁘게 살게 되면서 꿈에 대해 생각을 멈추게 된다.


보험 설계사분이 80세 만기 보험을 100세 만기로 연장하자고 했을 때 장삿속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100세 시대를 넘어 120살까지도 산다는 얘기가 나온다. 100살을 산다고 생각하면 20대의 4년... 내 마음에 귀 기울이며 보냈던 4년의 시간이 앞으로 내 인생을 풍성하게 해주는 발판이 되어줄 거라 생각한다.




그때 계속 회사를 다녔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내 인생?




나 같은 꿈쟁이는 분명히 미련이 무겁게 남아 궁시렁궁시렁대며 회사를 다녔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 내 삶이 성공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런데 적어도 궁시렁궁시렁대지는 않는다. 뜨겁게 보냈던 20대의 4년이 있기에 지금 나는 조금 더 나은 선택들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하며 만들어가는 것임을 선명하게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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