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맘의 장점 6가지

결혼하고 다시 대학에 간 학생맘의 육아 이야기

by 차차약사

결혼하고 다시 대학에 간 나는 졸업 전에 두 아이를 낳겠다는 계획이 있었다. 33살에 입학했기 때문에 졸업하면 37살... 졸업 후로 출산을 미루기에는 나이가 부담되었다. 그래서 첫째는 여름방학에, 둘째는 1년 반 터울 져서 겨울방학에 낳았다. 나이 들어 대학에 다시 간만큼 졸업을 미루고 싶지 않았기에, 학기 중간에 낳는 것보다는 방학 출산을 계획했다.


첫째가 태어난 지 6개월이 되었을 때 남편이 갑자기 이직을 하게 되었다. 새로운 직장을 따라 시댁 '도보 5분 거리'에서 '자동차 1시간 거리'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첫째를 낳고 휴학을 하고 있던 나는 이제 복학을 해야 하는데 시댁과 멀어지면서 육아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남편과 따로 살더라도 육아 도움을 받을 수 있게 시댁 옆에 살아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시부모님은 평일에 아이를 봐줄 테니 학교에 다니라고 하셨다.


그렇게 나는 첫 아이 8개월째에 복학을 했다. 아이는 평일에는 시댁에서 보내고 금요일 오후에 집에 왔다. 시부모님에게 아이를 맡기고 학교를 다니게 되니 평일에는 자유부인이 따로 없었다. 그런데 그런 편안함이 나에게는 그대로 죄책감이 되었다. 하루는 남편에게 이런 나의 마음을 이야기했다.



나) "아이한테 너무 미안해..."


남편 ) "나는... 부모님에게 감사하다고 생각해~"



나는 아이에게도 미안하고 시부모님에게도 죄송하다고 생각했는데, 남편은 감사하다고 말했다. 남편은 같은 상황을 두고 나와 전혀 다른 해석을 하고 있었다.



'그래, 어차피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말이야...

미안함보다는 감사함을 갖는 게 좋지 않을까?'




미안함이 감사함으로 바뀌고 나니 학생맘으로서의 자리가 한결 편해졌다. 그리고 방학이 있어서 그때는 아이와 시간을 오래 보낼 수 있었다. 마치 짧은 육아휴직을 일 년에 2번 하는 기분이다.


학교 다닐 때는 방학을 기다리고, 막상 방학이 되면 애 보는 게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라는 걸 깨닫고 복학할 날을 기다리는... 일 년에 2번 워킹맘과 전업맘의 삶을 반년씩 사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학생맘의 장점 6가지





학기중 장점 3가지

학교 다닐 때는 나의 성장에 집중할 수가 있다.
하교하고 집에 오면 아이가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어떤 투정도 다 받아줄 수 있다.








방학중 장점 3가지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다.
아이의 투정을 다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건 내가 아이들을 잠깐 봤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는 걸 깨닫는다.
육아의 힘듦에 자꾸자꾸 무너지면서 전업맘의 위대함을 깨닫는다. 자존감이 바닥을 치면서 삶에 다시금 겸손해진다 ㅎㅎ






올해 나는 37살이지만 인생의 나이는 5살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참다운 인생의 어려움은 아이를 낳은 이후로 찾아왔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에게 기대고 친구에게 기댈 수 있었다. 문제의 해결은 내 몫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부모님을 챙겨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어려움은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다. 친구들도 아이를 키우느라 바쁘고 남편은 회사 일로 바쁘다. 스스로 어려움을 삭혀야 하는 나이가 된 것이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상황에 대한 해석이다. 상황이 바뀔 수 없다면 해석을 달리 해야 한다.




친정 아빠의 폐암 선고...




첫째와 19개월 터울로 둘째를 낳고 나서 1년은 내 인생의 암흑기였다. 부모님 도움받아가며 첫째도 겨우 키우던 초보 엄마가 갑자기 기저귀도 안 뗀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둘째가 6개월 때, 친정아버지가 폐암 선고를 받으셨다. 부랴부랴 첫째를 어린이집에 입소시켰다. 6개월 된 둘째를 카시트에 태우고 부모님을 모시고 매일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에 다녔다. 아빠는 아프셔서 운전을 못했고 엄마도 운전을 할 줄 몰랐다.




갑자기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나, 아빠의 암 소식, 밤늦게야 겨우 얼굴을 보는 남편...


세상이 정말 원망스러웠다. 고난이 너무 한꺼번에 닥쳐왔다. 아빠의 폐암 선고 전에는 남편이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당했었다.


세상일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구나... 세상은 어쩌면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찬 곳이 아니라 어려움과 고난을 견디며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남편이 알려줬던 지혜의 힘을 깨닫게 되었다.




상황은 바꿀 수 없다. 앞으로 내 인생, 우리 가족의 인생에 어떤 어려움이 닥칠지 모른다.

이때 필요한 것은 세상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해석하는 능력이다. 부정적으로 해석해보았자 내 인생은 1g도 나아지지 않는다. 스스로를 위로하고 토닥여주고 마음을 진정시켰다면, 그다음에는 해석을 달리 해보는 것이다.



그래,

시부모님이 육아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사랑뿐만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까지 더 받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그래,

남편이 35살에 희망퇴직 권고를 받아서 노후에 대해 일찍부터 관심을 갖게 되어 감사하다.

희망퇴직 권고 덕분에 다른 회사를 다닐 기회가 생겼고 다른 지역에 살아볼 기회가 생겼다.

그래서 집값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재테크에도 눈을 뜨게 되었다.


그래,

아빠가 암에 걸렸다는 것을 이제라도 알게 되어 감사하다.

부모님의 노후를 생각하면서 이제라도 책임감 있는 딸이 될 수 있어 감사하다.

이제라도 부모님이 건강과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 감사하다.

부모님이 지금 이 순간 우리 곁에 계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보고 나서야 감사함을 갖게 되었다.


일 년에 2번 워킹맘 반년, 전업맘 반년


학생맘으로서의 삶도 참 괜찮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서른 넘어 다시 공부하면 좋은 점 3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