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좋은 습관을 배우는 아내입니다
얼마 전에 첫째 아이가 아파 생전 처음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다녀왔다. 해열제를 먹고 나니 다행히 금세 괜찮아졌다. 어린이집에 가지 않고 집에서 쉬면 괜찮을 줄 알았다. 그래서 병원에도 안 데려가고 있다가 결국 아이를 고생시키고 말았다.
더 고생하지 않으려면 시간 맞춰 약을 잘 먹여야 한다. 평소에는 약이 맛있다면서 잘 먹던 아이가 이번에는 먹지 않으려고 한다. 만 3살이 안 된 아이를 남편은 계속 설득을 한다. 나라면 몇 번 설득하다가 결국 강압적으로 잡고라도 먹였을 거다.
그런데 남편은 아이가 나중에 더 큰 두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1시간을 설득한다.
과연 설득이 될까...?
나중에 아이에게 트라우마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남편의 말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응급실까지 갔다 온 마당에 아이가 더 아프기 전에 약을 먹였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약 먹으면 좋아하는 딸기 케이크를 준다고 하는데도 아이는 차라리 케이크를 먹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완강히 거부한다.
아... 남편님...
큰 소리 한 번을 내지 않는다.
지치지도 않고...
계속 설득...
그러다가 아이가 돌연 약을 먹어버린다. 아빠의 1시간 넘는 끈질김에 포기하고 그냥 먹고 만다는 그런 느낌으로 약을 입에 털어넣는다.
나중에 알았는데 요구르트에 타 마시면 되는 아주 신박한 방법이 있었다! 그전까지는 아이들이 크게 아픈 적이 없고 약을 거부하는 사태도 없었기 때문에 그런 방법을 몰랐었다. 요구르트 방법을 알고 나서는 거기에 타 주니 아주 꿀떡꿀떡 잘 먹더라. 아이에게 나쁜 기억을 남겨주지 않으려고 1시간 설득하는 것보다는 요구르트가 훨씬 효과적인 방법 같다.
남편은 웬만해서는 육아에 있어서 나의 의견을 존중한다. 그렇지만 이번 경우처럼 정말 아이를 위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의견을 고집할 때도 있다. 설득하는 과정이 어른도 힘들고 듣고 있는 아이도 힘들 것 같다.
그런데 결국 아이에겐 나쁜 기억 하나가 '덜' 생겼을 것이다.
아이를 위하는 마음으로 인내심을 갖고 설득하는 남편이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