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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차약사 Apr 01. 2019

프리랜서 작가가 되어 세계 한 달 살기 여행

팀 패리스 책 내용을 각색한 글입니다

브리짓다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 희망봉 끝에 서서 경탄스러운 듯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부츠를 신고 1.8미터 높이의 바위 위에 단단히 서 있었고, 아이들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만 사는 아프리칸 펭귄(African Penguins)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프리칸 펭귄과 함께




 뽀로로와 친척뻘쯤 될 법한 남아공의 희귀 동물인 아프리칸 펭귄 열 마리가 수면으로 나와 까맣고 귀여운 손을 아이들을 향해 쭉 뻗었다. 생각보다 작은 펭귄의 몸은 유연하게 다시 바닷속 깊숙이 빨려 들어갔다. 아프리칸 펭귄은 특유의 크고, 당나귀를 닮은 울음소리 때문에 제커스(멍청이, jackass) 펭귄이라 불리기도 한다. 신생아 몸무게에 불과한 3킬로 정도의 몸무게와 60~70cm의 아담한 키는 한 품에 쏙 안고 싶을 만큼 귀엽다. 하지만 녀석들은 나름의 사나움으로 자신의 영역을 슬기롭게 지켜내고 있다.







아프리칸 펭귄




 아이들이 아프리칸 펭귄과 함께 있는 모습은 평화로워 보였다. 추운 곳에만 펭귄이 있다고 믿었던 아이들에게 교과서에 만난 아프리칸 펭귄은 호기심의 대상 그 자체였다. 아이들은 학교에 체험학습 결석서를 냈고 이틀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도착했다. 2010년에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브리짓다는 짐바브웨에 들러 홈스테이 엄마인 사비나와 꼬꼬마 프로스파를 만날 생각에 들떴다. 지금은 그녀의 아이들보다 한참 큰 어른이 되어 있을 프로스파가 그녀를 기억해줄까.






아프리카 짐바브웨 봉사활동의 기억,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브릿지 프로그램





 싱글일 때는 자유롭게 돌아다녔지만 결혼과 육아를 하면서는 시간을 내는 것은 좀처럼 어려웠다. 어느 순간 꿈도 잊고 걸어 다니는 시체처럼 하루하루를 살아내느라 바쁜 시간들을 보냈다.


 둘째가 태어나고 6개월 후, 그녀는 친정아버지가 폐암 3기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고 착실하게 삶을 살아가려 계획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모든 게 무의미해져 버렸다. 폐암 3기에 걸리면 생존율이 높지 않았다. 죽음의 신은 사람을 구별하지 않으며 경고 없이 찾아온다.


 인생에서 가장 큰 위험은 후회, 즉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는 게 분명해졌다. 브리짓다는 결혼생활과 아이들을 핑계로 대며 해보고 싶은 것을 하지 않으며 세월을 보낼 수는 없었다.


 2년 후 친정아빠가 암에서 회복되었고 둘째도 두 돌이 넘어가면서 기동성이 생겼다. 그녀는 프린랜서 작가로 경비를 충당하면서 무기한 세계 한 달 살기 여행을 시작하였다. 이후에 아이와 함께 방랑을 하고 싶은 부모들에게 맞춤식 여행 일정을 제공하는 웹사이트의 공동 설립자가 되었다. 하지만 중역으로서의 지위도 그녀의 이동 중독증을 억누를 수는 없었다. 그녀는 스위스 알프스의 통나무 오두막집에서와 마찬가지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서 계약을 맺는 것에 마음이 편안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 타파라 마을의 해바라기





 한 번은  케냐의 세렝게티 캠프에서 고객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다. 고객이 몇 가지 영업 실적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는데, 고객은 그녀에게 웬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말했다. 그녀는, "저는 지금 세렝게티 초원 가운데서 사자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사자들의 울음소리가 더욱 용맹하네요." 고객은 그녀에게 하던 일을 마저 하라며 전화를 끊었다.


 또 한 고객은 짐바브웨에서 살았던 현지인 마을에서 놀고 있을 때 전화를 걸어 배경음으로 들리는 외국어 소리를 들었다. 고객은 그녀에게 외국 드라마를 보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그녀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고작 "네?" 뿐이었다.


 탱고를 배우기 위해 칠레로 향하기 전, 브리짓다는 다시 사자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몇 분간을 보냈다. 24시간 맑은 날씨 덕분에 그녀는 아이들과 사자, 기린, 코끼리를 바라보며 자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녀는 바위에 앉아 백팩에서 위성 휴대전화와 노트북 컴퓨터를 꺼냈다. 그녀는 평소 하던 대로 이메일을 쓰기 시작했다.


"너희들 모두 내가 너무 즐겁게 사는 걸 보는 데 넌더리가 난다는 걸 알고 있어. 하지만 내가 지금 어디에 있나 맞혀 볼래...?"




* 브리짓다는 저의 세례명입니다.

* 나는 4시간만 일한다, '팀 패리스' 345쪽을 제 스토리로 각색해봤어요.

* 일부 내용은 사실이고, 일부 내용은 제가 상상하는 저의 미래 모습입니다.

* 일부 내용은 사실 확인 없이 적었습니다. 펭귄이 사납다거나, 칠레에서 탱고를 가르친다거나 하는 것은 그냥 쓴 내용입니다 ㅎ



#여왕의모험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희망봉

#아프리칸펭귄

#팀패리스

#나는4시간만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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