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하고 궁하면 방법은 생긴다

by 차차약사

학원비 때문에 걱정하는 것은 20대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부모님 도움받아가며 공부할 수 있다면 정말 운이 좋겠지만 내게 블로그로 질문을 했던 한 20대 동생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그 친구는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다가 피트 시험공부를 시작한 경우였다. 시험을 준비하겠다고 마음은 먹었는데 학원비가 비싸서 고민하고 있었다. 내가 공부했을 때보다 학원비가 올라가기도 했지만 시험을 준비하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면서 수험생활에 드는 비용이 수험생 혼자 감당하기에는 큰 금액 같았다. 그에 비해 인강은 저렴하고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공부할 수 있다. 그래서 그 친구는 낮에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생활비를 벌고 나머지 시간에는 인강을 보면서 공부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의 블로그를 읽고는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맞는지 마음이 답답해서 사연을 남겨준 것이었다. 댓글만 봐도 얼마나 답답하면서 절실한 마음인지 전해졌다. 그래서 나는 처음으로 블로그로 피트 질문을 남겨준 사람과 통화를 하게 됐다.


시험을 대하는 태도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시험을 두 번 치르면서 생긴 나만의 원칙은 이와 같다. 첫째, 돈 아끼지 말아라. 돈 아끼려고 방법을 찾다가 오히려 돈과 시간 둘 다 낭비하게 된다. 둘째, 목표를 확실하게 잡아라. 그리고 그 기간에는 ‘초집중’해서 공부해라.


초시 때 돈 아끼려고 저렴한 복사집 찾아다니고 무료로 돌아다니는 인터넷 자료 찾아보다가 많은 시간을 허비했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나는 빨리 합격하기 위해서는 돈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고 오로지 공부에만 내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돈 생각을 안 하기에는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누구나 망설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와 통화한 친구도 카페에서 알바를 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험마다 다르겠지만 피트 시험은 하루에 일정 시간 이상을 공부해야 하는 시험이다. 공부를 찔끔찔끔하면 안 되고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하면서 나의 내공을 충실히 쌓아가야 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문제에 대한 나의 실력이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친구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고 나머지 시간에 공부를 하니깐 공부에 집중이 될 리가 없었다. 카페에서 일하고 오면 몸이 피곤해서 공부하는 것도 힘들 때도 있다고 했다. 그야말로 주객전도가 된 셈이다.


그 친구의 사연을 들어보니깐 고민이 될 만도 했다. 피트 시험을 계속 준비하려면 돈이 계속 필요하니깐 이렇게라도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공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어차피 올해 시험은 늦은 것 같으니 내년 시험을 바라보고 준비를 해라. 그리고 지금부터 몇 개월은 차라리 돈만 벌어라. 학벌도 좋으니 차라리 과외를 몇 개씩 해서 돈을 바짝 벌라'라고 얘기했다. 그랬더니 “과외를 구해보려고 했는데 과외를 안 한지 오래돼서 잘 안 구해지네요”라고 답변했다. 나도 그 마음은 알지만 궁하면 안 구해질 리가 없다. 더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리고 여기저기 알아보면 안 구해질 리가 없다. '지금 몇 개월 바짝 돈을 벌고 차라리 그 돈으로 학원 등록해서 공부를 시작해라. 시험 몇 개월 전부터 학원을 다니면서 오로지 공부만 해라. 지금부터 인강 듣고 카페 아르바이트하고 공부를 찔끔찔끔하는 것보다 그게 훨씬 낫다.'라고 얘기해줬다.


나의 답변이 정답은 아니다. 수험생활에 대한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개개인마다 성향에 따른 공부법이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은 형식적인 답변을 할 때가 많다. 하지만 댓글을 보고 내가 전화통화를 하자고 할 정도로 마음이 쓰이는 사람에게는 내 동생이라면 이렇게 조언하겠다는 마음으로 얘기를 한다. 내가 정답을 아는 것은 아니지만 내 동생이라면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겠다는 심정으로 말이다.


그러면서 나는 또 얘기했다. '시험기간이 길어지면 오히려 돈이 더 든다. 한 번 더 시험공부하느라 그리고 나중에 일하면서 돈 버는 시기가 늦어지느라. 지금 쓰는 돈을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대화를 하고 나니 그 친구의 대답이 처음과는 사뭇 달라졌다. 처음에는 과외를 구하기가 힘들다는 수동적이고 현실회피적인 답변을 했다면 나중에는 '생각해보니 자기가 적금을 들어놓은 것이 있으니 그 돈을 쓰고 그러고도 모자라면 지금 혼자 사는 집의 전세금을 써야겠다'라는 말까지 했다.


집의 전세금까지 빼가면서 공부하라는 말이 아니다. 절실하면 방법은 열리고, 그만큼 절실한 마음으로 시험 기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절실한 마음을 먹은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중에서 초집중해서 수험기간을 보낼 사람은 누구일까? 누가 더 노력한 만큼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


피트 시험 결과는 합격일 수도 불합격일 수도 있다. 누구나 소중한 인생의 어느 순간을 떼어내어 공부에 임하고 있다. 누구 하나 소중하지 않은 시간은 없다. 그렇지만 결과는 냉혹하다. 합격이냐 불합격이냐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는 온전히 나의 몫이다. 그리고 합격 불합격을 떠나서 그 시간을 절실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먼 훗날의 인생의 결과는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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