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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쎈쓰 ssence Apr 19. 2016

마드리드, 비밀의 화원

여행에서 얻은 나만의 장소

스페인어를 배우면서 언어의 본고지를 가지 않는다는 역설적인 상황만큼은 피하고자 올 해 초에 친구와 배낭을 맸다. 아무래도 유럽 땅을 처음 밟다 보니 도시로 향하는 시골쥐들 마냥 들떠 있었다. 전날 밤 잠을 별로 자지 못하고 중국에서 10시간 넘게 대기하면서도 우린 한껏 들떠 있었다. 그렇게 총 24시간을 훌쩍 넘겨서야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마드리드-아토차역에서 숙소로 넘어가려고 했을 때 우린 직감했다. DSLR을 중국에 놓고 왔다는 것을... 그렇게 눈물을 머금고 먹은 첫 식사가 하필 바게트 샌드위치. 눈물 젖은 빵.

초코도넛, 크라와상, 하몽 샌드위치

내가 지금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에서 조금 내용이 벗어났지만, 다시 제목에 걸맞은 얘기로 돌아오자면, 그렇게 첫 유럽! 스페인을 여행하게 되었다. 기다리고 기대하던 여행 한지 3일 째 되던 날, 친구가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결국 나혼자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같이 다니다가 혼자 다니니까 불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보고 싶은 걸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티는 내지 않았지만, 혼자 도시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걷고 또 걷다가 프라도 미술관을 갈지 마드리드 왕궁 정원을 가야할지 고민하다가 그날 아침 내게 추천해준 호주 훈남의 권유에 정원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훈날, 친구는 이걸 가지고 놀려먹었다.고 한다.)

알기로는 왕궁 정원인만큼 관리가 잘 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실제로도 그러했다. 원래는 좀 더 큰 레티로 공원을 가려 했으나.. 그 곳은 너무 크다는 평을 듣고는 바로 변경했다.

듣기로는 5000여종의 식물이 있고, 다양한 나라에서 온 꽃들이 정말 그야말로 진귀했다. 특히 일본이나 중국에서 온 꽃들이 많았는데 뭔가 중남미에서 온 식물에 비해 동양적인 면이 느껴져서 신기했다. 학생증을 제시할 경우 2유로의 입장료만 내고 들어가서 이 모든 걸 다 볼 수 있다. 나중에 혼자서만 잘 노는게 미안해서 일찍 숙소로 갔지만, 만약 한국인들(꽃할배 촬영 이후 한국인 관광객들이 늘었다)을 피해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면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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