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노래하고, 나는 대답했다.

Lewis Capaldi - Survive

by 서란아


몇 년 전 내가 애정하는 가수가 틱장애로 활동을 잠시 중단한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그의 음악이 내게 마지막 인사가 될까 봐 오래도록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었다.

그리고 얼마 전

난 그의 복귀곡을 퇴근길에 들었다.


다음은 그와 나의 대화 중 일부이다.


Most nights, I fear that I'm not enough
대부분의 밤, 난 내가 충분치 않다는 게 두려워
I've had my share of Monday mornings when I can't get up
일어날 힘조차 없었던 월요일 아침을 수도 없이 겪었지


당신은 알까.

당신이 수없이 두려워했던 그 밤, 누군가는 위로를 받았다는 사실을.

때로는 '다 잘될 거야. 괜찮아.'라는 한마디보다

노래 한 곡이 더 위로될 때가 있어.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보다

내가 누군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자체가 치유가 되는.


당신은 모르겠지.

당신이 일어날 힘조차 없던 아침,

지구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당신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늘 하루 버텨낼 힘을 얻는다는 것을.



Though it hurts sometimes
때론 아프고 괴롭지만
I'm gonna get up and live
난 다시 일어나서 살아갈 거야


다시 일어나서 살아가기 위해 당신은 음악을 하는 거겠지.

하루에도 무수히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과

하루의 시작과 끝에서 불쑥 찾아오는 감정들을

어떻게든 풀어내고 싶었을 거야. 풀지 않고선 도저히 버틸 수 없었을 테니까.

당신은 방법을 찾았고, 그것이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다는 게

얼마나 아름답고 반짝이는 일인지 알고 있니?



How far will you go To get back to the place you belong?
너는 너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얼마나 멀리까지 갈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잠시 멈춰서 낮게 읊조려볼게.

왜인지 대답하고 싶어 졌거든.
지금도 나는 늘 나의 자리가 어디인지, 나의 쓸모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어.

이렇게 고민만 하다 죽는 거 아니야? 싶어서

더는 생각의 가지치기를 하지 말아야겠어.라고 마음먹지만

결국 그래서 난 왜 존재하는 걸까? 하고 같은 질문 앞에 서 있게 돼.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삶이라면 삶이겠지.

자리를 되찾기 위해 어쩌면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될지 몰라.

이미 나는 무의식적으로 정답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어렴풋한 느낌도 있어.

그런데 난 그 막연한 느낌이 싫은 거거든. 정확히 알고 싶거든.


언젠가 당신이

나는 나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이런 시간을 겪었노라 하고

덤덤히 얘기하는 노래를 들을 날이 있겠지?

그때엔 나도 확신을 갖고 대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찾아볼게.




이 글의 틈을 준 음악: Lewis Capaldi - Survive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