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내며 배운 것들

최유리-바다

by 서란아

음악과 함께 글을 읽어주시면 더욱 좋아요 :)


https://youtu.be/h3gXKFAV3sg

이 글이 나올 수 있는 틈을 준 음악: 최유리-바다



오랜만에 당신과 내가 함께 떠난 여행이었어.

내가 좋아하는 동해바다로 떠나자는 당신의 말에 난 잠시 안도했었지.

당신과의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고 느끼던 요즘이었으니까.

바다의 윤슬은 여전히 반짝이고 있었어.

난 늘 그랬듯, 그 모습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지.

그런데 당신은 그런 내게 지금 이별을 말하고 있네.


갑자기 드넓은 바다가 좁아지고, 하늘과 맞닿은 바다의 경계가 모호해져.

차오른 눈물을 일렁이는 파도에 실어 보내보지만,

이미 차오른 슬픔은 어찌할 수가 없어.


우리의 마지막을 덤덤하게 말하는 그대에게 나는 묻고 싶은 게 너무나 많아.

언제부터였는지, 무엇 때문이었는지 따위의 그런 진부한 질문들로부터 자유롭고 싶어.

당신과 함께했던 시간들을 뒤적이다 보면 지금의 우리를 설명해 주는 무언가가 있으려나?


이런 나를 두고 당신은 이제 떠나려 하는구나.

모래 위 당신의 발자국이 하나 둘 새겨질 때마다 우리의 추억이 되살아나고 있어.

이렇게 마주하고 보니, 추억 속 우리의 모습은 참 아름다웠다.

바다의 윤슬보다 더 눈부시고 찬란하게 말이야.


문득 이런 생각이 드네.

다시 그때로 돌아가려고 애쓰는 것이 아름다운 일일까?

지금 이 순간의 감정으로 추억을 헤집어 놓는 것이 과연 아름다운 일일까?

그래, 사실 나는 두려워.

당신과의 이별이 두렵고 무서워서 아름답게 남아있는 우리의 기억들을 망가뜨리려 했어.

하지만 당신의 발자국이 이렇게 말해주고 있는 거야.

추억으로 서로를 묶어두면 안 된다는 것을.


난 여전히 앞으로도 동해바다를,

지금 이곳을 좋아하고 사랑할 거야.

그때에도 난, 당신과의 시간들을 조용히 품고 있겠지.

추억을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는 사랑을 내게 알려줘서 고마워. 잘 가.



곱게 놓인 우리의 추억이 드넓었던 세상에서
너를 올려주면 고운 그대 저 바다에 닿게 될 거야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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