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처음인 너, 사랑이 처음인 나

James Arthur-Falling like the stars

by 서란아
이 글이 나올 수 있는 틈을 준 음악:
James Arthur-Falling like the stars

James Arthur-Falling like the stars


With you, I'm safe.
너와 함께라면, 나는 안전해.


여기, 우주를 유영하는 별이 있다.

어디서 왔는지 모를 이 자그마한 존재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궁금했다.

시간과 공간의 흐름 속에서 별은 그 어떤 곳에도 머무르는 법이 없었다.

'이 드넓은 곳에서 내가 지낼 곳은 과연 어디일까.'

우주에는 수많은 별이 있었고 저 멀리 창백하고 푸르른 별은 그중 하나였다.

'그래, 저곳이라면 내가 머무르기에 제법 괜찮을지도 몰라.'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곳으로 짧지만 강렬하고 아름다운 빛을 내뿜으며 떨어졌다.


지구라 불리는 이곳은 바깥에서 보던 것과 사뭇 달랐다. 우주와 마찬가지로 시간은 흘렀지만 적당한 속도로 흘렀고, 공간은 뒤틀리지 않았다.

모든 생명체가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 소통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호기심 많은 그는 하루빨리 그들과 어울려 놀고 싶었지만 이곳만의 환영 및 준비기간이 있었다.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약 열 달 동안 기다려야 했다. 이제는 우주에서처럼 그저 흘러가는 대로 지낼 수 없었다.

처음 겪어보는 답답함에 잠시 못마땅했지만, 아름다운 이곳을 떠나고 싶진 않았다.

그렇게 그는 아늑한 공간에 머무르며 세상 밖 소리에 매일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그가 온 힘을 다해 세상 밖으로 나온 순간, 차가운 공기와 강한 빛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불편함은 이내 울음이 되어 터져 나왔다.

그러자 누군가가 환한 웃음소리로 답했다. 그동안 어딘가에서 늘 들려왔던 바로 그 목소리로.

'안녕, 만나서 반가워.'

그 순간 그는 생각했다.

'아, 드디어 내가 지낼 곳을 찾았구나.'



Fallin' so fast, we're fallin' like the stars, fallin' in love
우린 너무 빠르게 별처럼 떨어지고 있어, 사랑에 빠지는 중이야.



한 때, 사랑을 믿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사랑은 잠깐 머물다 사라지는, 시간이 흐르면 허공에 흩어질 먼지 같은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변해버린 사랑 때문에 상처받을까 봐 늘 두려워했다.

도망칠 수 있으면 도망쳤고, 마음이 깊어질 것 같으면 애써 끊어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 사람은 온 마음을 다해 나를 품어주었다.

네가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 것들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고.

조금만 옆으로 시선을 옮겨보라고.

그의 말에 천천히 용기를 내어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랑을 건네는 연습도 천천히 해나갔다.

그런 나를 보며 매우 기특하고 고맙다며 그는 매일 얘기해 줬다.


몇 달 전 어두운 하늘에서 강렬하고 아름다운 빛을 내뿜으며 별이 떨어지는 꿈을 꾸었다.

처음 보는 신기한 광경에 매료되어 있던 나에게 별이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와서 물었다.

'여기는 어디인가요? 당신은 누구인가요?'

나는 그에게서 배운 따뜻한 사랑을 가득 담아 답했다.

'안녕, 만나서 반가워.'

그리고 지금, 내 품에 잠든 이 작고 귀여운 아이가 바로 그 별이다.


매일 생각한다.

이 아이는 왜 나에게 왔을까.

나와 이 아이는 어떤 인연으로 만나게 된 걸까.

이 아이가 여기 머무르는 동안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지구가 처음인 아이와 엄마가 처음인 나.

우리가 만들어가는 하루하루는 삶의 에너지가 가득했고, 평온의 결이 잔잔하게 스몄다.

그렇게 우리는 떨어지는 별처럼 사랑하고 있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