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조색

윤마치(MRCH)-Color it

by 서란아
이 글이 나올 수 있는 틈을 준 음악
윤마치(MRCH)-Color it



파도가 치듯이, 멀미가 일듯이
좀 어지러워도 견뎌볼래
그때 나 반드시, 그래, 나 I believe
보다 다채로울 나의 내일을
Baby let's color it now



오늘의 배경색은 근래 보기 드문 '하늘색'이었다.

지난 며칠 동안 연이어 흩뿌려진 미세먼지는 하늘을 잿빛으로 물들이기에 충분했고, 사람들은 더이상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았다.

순수한 하늘색 덕분인지 사람들은 오랜만에 표정이 밝아보였다.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걷다가도 잠시 멈춰서 하늘을 주인공으로 사진 한장 남겨놓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잠깐의 여유와 쉼을 가진 이들은 엷은 미소와 함께 다시 일상 속으로 돌아갔다.


그런 그들 사이로 한 소녀가 달리고 있었다.


질끈 올려 묶은 포니테일이 규칙적으로 흔들린다. 그녀는 달리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너머로 보이는 우람한 플라타너스 나무와 바람길만 겨우 내어준 채 다닥다닥 붙어있는 고층 빌딩들,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들이 시시각각 다른 장면으로 연출되었지만 그녀는 묵묵히 앞만 보고 달릴 뿐이었다.


순간, 그녀가 지나간 자리에서 폭죽이 터졌다.

비스듬히 내리쬐는 햇살 아래 다채로운 빛깔로 변하는 땀방울들의 모습은 찰나였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아채지 못했다.

하지만 그건 분명히 폭죽이었다.

소담스러운 모양이지만 화려한 색으로 '팡' 하고 터지는 폭죽.

그녀가 달리면 달릴수록 불꽃은 더 진하고 또렷해졌다.




No Not anymore
It will never fade away
다시 나를 완성해볼래



그녀가 무엇을 위해 이토록 달리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건

오늘 그녀가 만들어 낸 색채들은 사라지지 않은 채 내일의 빛 위에 포개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발자국 마다 새겨진 그녀만의 고유한 빛깔이

머지 않아 누군가의 하루에 닿아 또 다른 빛이 될 때까지,

그녀는 아마 달리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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