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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나 sseona Aug 22. 2020

3일만의 외출

코로나 재유행의 서막


또, 시작됐다


올해초 부터 지긋지긋하게 우리와 함께한 

그놈의 코로나

저번주를 기점으로 대형교회와 집회의 콜라보로 시작된 무작위한 전국범위의 깜깜이 감염..


더이상 화낼수도, 우울해 할수도 없는 코로나 세상


처음 코로나로 인한 셀프격리 (어린아이가 있기때문에 감염여부와 관계없는 자가격리상태라 이렇게 명칭했다)

이 때는 조금있으면 괜찮아지겠지, 내가 조금더 참고 조심하면 곧 정상화 되겠지란느 헛된 희망속에

하루하루 너무 힘들었다.


아이도 답답해하고, 엄마인 나도 출구를 알수없는 막연함에 그렇게 넋을 놓고 2020년 상반기를

지내고 어느새 그럭저럭 잠잠해진 코로나사이 어린이집도 슬슬 등원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내 생활은 원래의 리듬을 찾고 있는것 같았다.


그런데, 다시시작


이번주부터 뉴스와 핸드폰에서 울려되는 확진자 문자에 겁이 덜컥난 나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않고 있다.

남편도 회사일이 부쩍 바빠지고(대체 재택근무하는 회사는 미디어에서만 나오는 신기루인것인가!)

친정과 시댁에 도움을 받을수 없는 독박육아의 다시시작


일단, 처음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느정도 나의 마음의 일정부분을 내려놓았다는 점이다.


어차피 공존해야할 코로나 상황, 기댈수 있는 부분은 기대고(배달음식이라던지 반조리식품등) 아이가 잠든 시간엔 나의 시간을 확보할것, 숨쉴수 있는 공간(sns등 디지털세상)에 생각들을 정리해서 글을 쓰고 세상의 움직임을 읽기위해 종이신문을 꾸준히 볼것, 끊임없이 배움의 끊을 놓치지 않을것 이란 여러가지 나만의 기준들을 세워 그 어느때 보다 단단한 생존 전략을 세워 나아가고 있다.


그래도 오늘 3일만에 외출한 늦은 저녁 공원을 거닐며 생각했다. 마음한구석은 그래도 괜찮지 않구나

자발적인것과 타의적인 격리의 씁쓸함이 사라지진 않는다. 그러나 사랑하는 가족, 내아이를 위해 나는 오늘도 거리두기를 하며 이 험난한 코로나세상을 이겨나가야 한다.


처음 코로나가 발생한 올초 넋을놓고 아이와 씨름했던 그 기간. 잠깐 들리신 친정엄마 찬스로 쉴수있는 시간이 한두시간정도 주어진때 나는 또 그시간 빨래를 개고 정리하고 있었다. 마음속 한켠에선 늘 집에 있으면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라는 강박이 자리잡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문득 읽다 만 책이 눈에 밟혔고, 책장을 넘기다 발견한 시한구절



제 마른 가지 끝은

가늘어질 대로 가늘어졌습니다.

더는 쪼개질 수 없도록.


제게 입김을 불어넣지 마십시오.

당신 옷깃만 스쳐도

저는 피어날까 두렵습니다.

- 나희덕. 어떤 나무의 말 -




 당시 나의 상황이 마른가지 같아서 마음에  찌르는 느낌이 들었다. 시가 마음에 들어오는 순간을 느꼈고  순간 살아있음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때부터 였을까 놓았던 책을 다시 틈틈히 조금씩 읽고 무언가를 배우고 달라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놓았던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고 생활에는 활력이 돌았다.


그리고 다시 오늘, 현재

나의마음은 아직도 마른 가지와 별반 다를것이 없지만 그래도 깊은 수렁으로 빠지지 않기위해

조금이라도 밝은 곳으로 나아가고 있다.


여전히 쉽지는 않겠지만 잘 지나가길 바란다. 이 코로나 세상에서 오늘도 생존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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