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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나 sseona Aug 08. 2020

열정과다

무언가 해보려고 오늘도 나는 새벽에 일어난다


벌써 8주째, 나는 새벽에 일어나서 책상에 앉기 시작했다.누가 시킨건 아니다, 고3때도 해본적 없는 자발적 공부.


아직 어둑한 방을 행여나 아이가 일어날까 조심스럽게 빠져나와 현관문 도어락 소리가 나지않도록 살며시 돌려서 문앞에 놓여있는 새벽신문을 집어든다.


한동안 남편의 서재로, 가족들의 옷들이 늘어져 보관되어있는 드레스룸으로 불려졌던 작은방의 책상에 조그마한 스탠드를 킨다.


잉크가 채 마르기전 데려온것 같은 따끈한 신문에 좋아하는 까페에서 미리 사온 더치커피를 머그잔에 담아 오늘도 나의 조그만 방에서 큰 세상과 만난다




코로나19라는 인간이 어쩔수없는 전염병, 자연재해가 들어닥친뒤 원래부터도 육아와 가정살림으로 단절된 세상에서 코로나는, 더욱 심한 고립을 만들었다.몇달동안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지 못하면서, 함께 지내는 시간들 속에서 글자하나를 연이어 들여다본다거나, 작성하는일은 내게 허락되지 않은 사치였다.


여전히 코로나19는 동네 어귀까지 들어온것 같지만 사람들은 8개월 사이에제법 익숙해져가고 있다.

나도 별반 다르지 않게 조심하면서 걱정하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잠시라도 맡겨놓고 오로지 나를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않아서 내가 택한 선택은 새벽시간. 전날 늦게까지 밤을 지새우면 다음날 너무 많은 리스크가 존재하기에 나는 차라리 일찍일어나는 편을 택했다.


혹시나 지키지 못할꺼 같아서 새로 아예 새벽기상인증을 올리는 sns계정을 하나

만들었을 정도였다. 누구에게 보이고 싶다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자취를 남기고 싶었다.

나름 꾸준히 살아온 습관 때문인지 제법 새벽시간에 일어나서 나는 규칙적으로

기상하고, 신문을 읽고, 최근 알게된 자기계발서의 내용처럼 기록하고 읽고, 글을 쓴다

 잠깐 숨을 돌릴틈도 없이 아침이 되면 남편과 아이를 출근, 등원시키고 나의 현재 본업인

살림을 맡아 집안 이곳저곳을 치우고 정리하고 요리를 만들고 빨래를 돌린다.

틈틈히 읽고싶었던 책도 읽고 신문기사에서 본 힌트를 찾아 내가 할수 있는 일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본다.  사색을 하고 기록해 본다.


집에 있지만 나는 마치 고요한 호수의 백조가 몸은 우아한듯 보이나 다리는 한없이 분주하게 헤엄치고 있는 상태같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와 생각들은 sns채널을 이용해 블로그에 글도 올려보고, 인스타그램에 기사도 정리해 인증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그림도 그려본다. 간간히 댓글을 하트를 눌러주는 가상세계에서 나는 약간이나마 행복감을 느낀다.


이렇게 무엇인가 가상공간 인터넷에 업로드라도 하고 나면 세상 뿌듯하고 무언가 생산적인

삶을 살았다 라는 생각이 들곤한다. 그리도 또다시 다가온 아이의 하원시간

다시, 엄마모드로 돌아갈 시간이다.


하루종일 새벽에 일어나 잠깐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꽤 피곤하게 사는것 처럼 보일수도

있다. 누군가는 열정과다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상황을 몰입과 집중의 시간이라 생각한다.

무엇을 이렇게 열심히 해본적이 있던가? 오랜만에 느껴지는 열정이다.

솔직히 아직은 모르겠다. 이런 열정들이 모이면 정말 어떠한 가치있는 결과가 있을지, 현재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하지만 느낄수는 있다. 나 오늘도 참 열심히 살았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으면 어떠한가? 내가 나자신에게 오늘 최선을 다했다는건 누구보다 내가 잘알고 있기에,


나는 한동안 새벽에 일어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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