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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나 sseona Sep 07. 2020

레퍼런스에 관하여

작가들의 참고자료


작가들에 참고자료를 보면 무척 즐겁다

얼마나 섬세하고 신중하게 고르고 골랐을까
나의 문장과 타인의 문장을 구분하고
솔직하게 나누는것이 쉽지 않는 일임을 알고있다


대학원시절 논문을 쓸때  담당지도교수는
무척 까다로웠다
쉼표 하나도 표기하나도 틀려서는 안된다는
엄격함...과히 빨간펜선생님이라는 우리끼리
별명을 지을만큼 꼼꼼했다

그시절 나는 얼릉 논문을 마무리하고
회사에 가고싶었다..몇년간 조교생활에서
더이상 이길은 학생도 아닌 직원도 아닌 애매하고착취당하는 포지션일뿐, 대학원 생활내내 내길이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도 제일 잘했다 생각되는 일중 하나는 계속 학교에 남아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시절 일과 수업과 논문을 병행하며
정신없는 나날들속에서
내가 과연 얼마나 충실히 논문을 썼는지는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래서 당연한 수순이였겠지만 지도교수를 좋아하지 않았다.
마지막 논문심사받을때까지 끊질기게 좋지않은 기억이 있었기때문이다. 애당초 관계설정이 조교와 교수님으로 만난뒤 이듬해 대학원생이 되었기에 제자의 개념보다 직원의 개념이 컸으리라..
학과장과 예산담당 조교의 관계는 무척 껄끄러웠다. 학부때 지도 교수의 멋진 마인드에 이끌려 전공을 택했지만 결국 너무 가까이에서 본 교수는
너무 많은 인간적인 모습을 봤기에..딱히 멋지진 않았다. 물론 나도 성에차는 학생은 아니였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몇년간 대학원생활을 하며, 논문을 쓰며배운점은 참고자료를 정확히 명시할것.
가장좋은글은 초등학생 3학년 정도가 읽고 이해할수 있는 글이라는 점. 그리고...나는 결코 학자의 길은 갈수없겠다는 점을 배웠다

그런 영향때문인지 몰라도 참고문헌을 꼼꼼하게 보는 편이다. 친절하고 자세한 참고자료를 타고타고 가서 원문을 보는 기쁨은 아마 논문을 쓰면서 국회도서관을 뒤지며, 해외원서를 뒤져보며 마침내 나에게 꼭 알맞는 문장과 짜임의 기쁨을 느낀 경험이 있기때문일 것이다

레퍼런스, 참고자료를 처음부터 염두해 두지 않고 글을쓰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나의 생각과 나의 영감이 어디서부터 와서 결국 어떤 문장으로 만들어졌다라는 히스토리는 무척 중요하고 마땅히 해야하는 일이라 생각된다.

지금생각해보면 대학원시절 난 참 어리숙했고, 열정은 그닥없었던 어리석은 학생이었지만,후회없이 하고싶었던 대학원생활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논문을 쓰면서 어쩐지 매말라 가던 문장들과 글쓰기가 이제는 세월이 흘러 나의 평범한 일상속에서도 살아 숨쉬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게 해주어 감사하다. 그리고 레퍼런스를 보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도 비싼 수업료가 조금은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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