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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나 sseona Apr 02. 2021

지쳤을 땐 초록이들에게 위안을 받자

자연에게서 얻는 위로

copyright © 2021 써나 All rights reserved



나는 도시적인 것을 좋아했다

높은 빌딩 쾌적한 카페, 넓고 큰 매장의 서점들

어떤 이는 답답하다 느끼겠지만


그 빌딩사이을 거닐며 다른 이들과

비슷하게 살아가는 것이 나쁘지 않았다

물론 지옥철은 다른 이들처럼 괴로웠지만..



코로나 이후

정체되었던 나의 삶은 집 반경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전처럼 편하게 쾌적한 도시빌딩 사이로

나아가기엔 식구들이, 특히 아이가 걱정되었다


그래도 살아지는 게 사람인지라

집 앞 공원과 함께 딸린 뒷 산이, 작은 숲이

위안이 될 줄 몰랐다


마음이 흐려질 때 아침에 짬을 내어

숲의 작은 테크 길을 걷다 보면

수많은 귀여운 존재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나뭇잎 위에 앉은

이슬방울이라던지


이름 모를 들꽃에 어여쁜 색이라던지


곳곳에 떨어져 있는 밤송이 껍질들과

솔방울들이 너무 귀여웠다


운이 좋은 날엔 재빠른 다람쥐도 구경하면서

짧은 시간 자연에게 위안을 얻었다


분명 나도 어릴 적엔 꽃잎 하나에 나비 하나에

설렜던 적이 있었을 텐데 많은걸 잊고 살았던 것

같다


걷기에 숨이 차면 잠깐 하늘을 바라봤다

구름은 늘 그렇듯 유유히 흐르고 있었고

아마 변한 건 나였을 것이다




이 시기가 지나면 난 또 높은 빌딩

사이를 거닐기를 좋아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조금 지치면 작은 초록이들이 가득한

산과 숲이 찾아갈 것을,

그마저도 힘들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볼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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