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양이에게

마음이 갑갑해지면 가만히 불러본다

by 써나 sseona


오늘도 지쳐버렸다


어느때와 같은하루

별다를것도, 나쁘지도, 좋지도 않는 그저 그런

하루였다


오전시간에 잠깐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보니

점심시간을 훌쩍 넘어버렸고

한두입 먹고 책상 한켠에 치워놓은

차가운 라떼가 멀뚱히 놓아있을 뿐이였다


오후가지나 저녁이 되고

나갔던 식구들이 집으로 발걸음을 할때

이상하게 기분이 착 가라앉았다


문득 보드라운 나의 고양이를

슬쩍 쓰다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에겐 고양이가 없다


정확히 기르고 있는 고양이가

없다는 뜻이다


그래도 다행인건 상상을 할수 있다는 점이다

착 가라앉은 마음에서

보드라운 고양이를

살며시 불러냈다


포근한 러그에 편안한 자세로

나의 손길을 그릉그릉한

소리로 반겨주는 나의 고양이




사실은 알고있다

왜 마음이 가라앉아있는지


그러나 말하고 싶지 않았다

알고싶지 않았다


그냥 내 마음의 고양이를

살며시 만져 주고싶은 그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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