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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i Kim Jun 09. 2020

whiplash ; 채찍질

간단한 영화 리뷰

위플래쉬 리뷰에선 대부분 열정을 말한다. 새내기 음악 천재 앤드류와 광기에 휩싸인 교수 플래처의 투샷만으로 긴장감이 형성되고, 자기는 언제 그렇게 열정적이었던가 돌아보게 되며, 세상에 천재는 존재하고 한계를 뛰어넘어야 바로 그 천재가 될 수 있다고. 블라블라.


일부는 공감하고 일부는 공감하지 못한다. 플래처가 가하는 극한의 비인간적 대우를 앤드류가 감당할 수 있었던 건 온전히 음악에 대한 열정 때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게는 상식을 넘어선 야망과 인정 욕구, 플래처를 향한 경외감이 보였다. 당장이라도 눈앞의 교수를 찔러 죽일 듯 노려보면서, 자신의 드럼 연주를 인정해 달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이 애처로웠다.


소름이 돋았던 부분은 "Were you rushing or were you dragging?", 플래처가 학생들이게 방금 전 드럼 연주의 템포가 빨랐는지 느렸는지, 스스로 판단하라고 수십 번 되묻는 장면이었다. 교통사고를 당한 앤드류가 피를 흘리며 경연장으로 향할 때도, 플래처가 앤드류의 뺨따귀를 갈기고 드럼이며 의자를 집어던질 때도, 혹은 자신이 핫바지로 보이냐며 일순간 비열한 모습을 드러낼 때도 아니었다. 연주 당사자들에게 방금 똑바로 했어? 정말 그렇게 생각해? 맞았고 틀리고의 판단도 못 하는 넌 음악 할 자격이 없어. 정답을 알 자격도 없어. 나가. 라고 소리치는 장면이었다. 권위를 이용해 이성을 마비시키고 끝없이 자해하게 만드는 발언들. 그가 만들어 내는 고압적인 분위기에 숨이 막혔다.


그럼에도 평점을 매기자면 9. 전개가  뜬금없지만 예술미와 연출력이 뛰어나고 무언가에 대한 열망, 열정, 결의 같은 것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부추긴다" 담긴 부정적 뉘앙스가 그렇듯 그리 착한 성질의 열정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보고 나면 생각 없이 오락 콘텐츠만 보고 앉아 있을  없는 자극을 준다.  또한 그렇게 스스로 극한으로 몰아넣다 수렁에 빠진 적이 있어설까. 공감되면서도 안타까우면서도, 여전히  안에 앤드류와 비슷한 복합적인 성질의 열정이 있다는  느끼게 된다. 언제쯤 담담하고 단단해질  있을까.


위플래쉬는 최소한의 공간에서, 최소한의 스토리로 두 시간을 몰아붙인다. 마블 같은 영화의 극점에 위플래쉬가 있고, 이 영화가 주는 재미는 충격적이다. 적은 자본, 신인 감독의 창의성을 추구하는 블룸하우스 제작답다. 음악 총감독 저스틴 허위츠는 극본까지 쓴 감독과 라라랜드를 함께 만들었다. 그러니까 천재들이 천재를 만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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