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의 장난질

이별과 이별하기

by 오디ssey

순간

얼마 전 알게 된 산친구의 차 번호를 보고 멍해졌다

먹먹한 건지 모르겠으나 순간 얼어붙었다고 해야 하나..

이유는 차 번호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사람의 차 번호가 26* *! 그 친구의 차번호가 29* *! 숫자네개가 같고 배열에 차이가 있다. 분명 비슷한 우연이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별거 아니지만 이상하게 나는 숫자에 대한 연관성에

집착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을 인연이거나 운명이거나 의미이거나 신이든 악마이든 꼬아놓은 장난이 아닌지~ 하는






15살에 그를 만나 그를 보낸 것은 55살이었다

알고 지낸 지 정확히 40년

물론 그때부터 연애하거나 같이 산 것은 아니지만

우리 둘은 처음 만났던 그때를 서로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우리 가족이 처음 아파트를 장만했을 때 추첨제였는데 그가 뽑은 호수는 1107호였다

그가 좋아하는 7자라서 운이 좋을 거라 했던 기억이 있다

14년 후 새 아파트를 분양받았을 때는 1307호

비번을 정할 때 아무 생각 없이 그의 생일을 입력했는데

1307호에 0713

우리는 미친 조합에 웃었었다


그를 보내고

결코 완전히 가라앉지도 않는 늪에 빠진 듯한 내가

허우적거리며 이제 늪에서 나와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꼬여 버린 딸아이의 미래가 걱정돼 처음으로 용하다고 소개받은 타로점을 보러 수원으로 간 적이 있다.

오로지 딸이 걱정되어 준비된 질문 몇 가지를 물어보다가 질문이 많지 않아서인지 나를 봐준다고 했다

그분은 타로점이 아닌 사주로 생년월일을 물으셨다

그분의 입에서 양력생일을 듣고는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 입을 틀어막았다


그가 간 그날이 내 양력 생일이었다.

그날이 내 양력생일이었다는 것을...

내 생일이 그날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당황해 그분께 그가 간 사실을 알려 드렸다.

우연일까. 이런 우연이 쉬운 것은 아닐 텐데..

결국 내 생일을 바꾸라고 하셨다


며칠 후 가족 휴가 때 우리 자매 중 젤 맏이 격 조카가

부모님들 생일이 음력이니.

기억하기 어렵다고 양력으로 정해달라고 했다.

난 그때 며칠 전 이야기를 꺼내어 양력생일을 할 수 없음을 이야기했다.

결론으로 내 생일은 양력으로 변환하지 않은 음력의 그날을 그냥 생일날로 하기로 했다


우연일까

나의 숫자적 연관성이 만들어 낸 소설적 짜맞춤일까

매년 생일마다

낯선 어느 날에 새 옷을 입는 꼴 같았다.

그리고 평생 생일에 앓이를 하게 되어버렸다.


그가 잠든 납골당은 0437

내 핸드폰 번호는 20년이 넘도록 여전히 7이 5개 들어있다.

역시도 그가 지독히도 좋아하는 7이 꼽사리 끼듯 곁에 있다


그러더니 오늘은 숫자가 또 장난을 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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