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과 이별하기
내게는 그 음식 하면 슬퍼지는 음식이 있다
맛있게 먹어야 함에도 눈물먼저 흐르게 하는 그것
첫 번째는 육개장이다
하루아침에 아버지를 잃고는
늘 집들이 가득한 주택가가 아닌 낯선 비탈진 산에
아버지를 묻고 오던 차가운 그날!
누구보다 억장이 무너질 울 엄마는 지인과 일꾼들을 모두를 보내고 오롯이 세 딸과 그 산길을 내려왔다
버스를 타기 전 마을 초입 정거장에 들어서면서
엄마는 남편을 보낸 슬픔을 누르고 자식들을 살피셨다
그 지독한 자린고비 같던 엄마가
남편을. 아버지를 보내고 나서는 뼛속까지 허전한 허기를 달래기 위해 식당에 들어섰다.
처음이었다.
엄마가 돈을 내고 음식점에 간 것은~
식당에서 엄마는 육개장을 시켜 주셨다
내 나이 15살에 먹어 본 음식 중 가장 강렬했다
매콤하면서도 육향 가득했고. 떠먹을 건더기가 많았던
지옥 같은 풍성한 맛이었다.
엄마는 그렇게 남편을 보내고 자식들을 위해 처음으로 돈을 쓰셨다.
지금도 나는 육개장 하면 아버지를 묻고 긴 산길을 걸어와서 먹었던 그 음식을 잊을 수가 없다
간혹 닭개장을 끓일 때가 있다
이 음식에 이렇게 많은 재료가 들어가는구나
이렇게 풍성한 재료들이 어우러져있구나
아버지도 보고 싶고
그 시절 엄마의 눈물조차 보지 못했던 슬픈 음식
나는 육개장만 보면
아버지랑 엄마가 슬프게 떠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