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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리와샐리 Jun 16. 2023

나탈리 카르푸셴코 사진전을 다녀왔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환경 문제를 전달하는 방법

이번주 나탈리 카르푸셴코 사진전을 다녀왔다.

대체휴무가 생겼는데, 가만히 집에 있기는 아쉽고 해서 한 시간 반도 넘게 걸리는 거리지만 가고 싶었던 전시였기에 게으른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


사전지식은 없었고, 먼저 다녀온 친구가 이 전시를 보고 나니 환경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다고 해서 관심이 생긴 게 컸다. 원래 나는 항상 뭐든지 미리 알아보기보다는 보고 흥미가 생기면 나중에 알아보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일단 전시 관람을 먼저 하기로 한다.

들어가자마자 있었던 설명에서 '아! 나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작가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 생각을 하게 했던 것은 바로 첫 번째 섹션 소개에 있던 작가의 말.

"저는 사람들에게 죽음과 파괴를 보여주고 싶지 않습니다. 바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 바다를 소중히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고 싶죠."

와! 이 전시 재밌게 볼 수 있겠다. 나도 환경교육을 하면서 울고 있는 북극곰, 무너져 내리는 빙하, 그리고 플라스틱에 괴로워하는 바다생물들을 보여주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듣는 사람이 기후변화에 대한 공포를 느끼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그 듣는 사람이 성인이 아닌 어린이, 청소년이면 더더욱!

물론 이 사진들이 기후변화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사람들에게 큰 인식이 된 것도 사실이기는 하나 개인적으로는 선호하지 않는 방법이다.

아무튼 내 생각은 여기까지만 말하고 전시에 관한 이야기를 해봅시다.


나탈리 카르푸셴코의 전시 사진을 보면서 '아름답다. 시원하다. 그리고 인공적이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부 다 내가 좋아하는 거다. 전시를 보면서(뿐만 아니라 매사에..) 사진 찍는 게 익숙하지 않은 나는 사진을 많이 찍진 않았지만, 그래도 기억하고 싶은 것 몇 가지를 찍어보았다.

사실, 전시 끝나고 나의 지갑을 털어갈 굿즈샵에서 기억에 남는 사진엽서를 구매하고 싶었으나 전시회를 너무 늦게 가서인지 내가 원하는 사진의 엽서는 거의 남아있질 않았다. 그래서 끝나고 나니 약~간 사진을 찍어두지 않은 게 아쉽기도 했다.

지느러미처럼 보이는 저것은 무엇일까요?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것은?

첫 번째 섹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과거에 수업준비할 때 자료를 찾았던 때가 생각난다. 해양오염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는 수업 준비였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에서 해양쓰레기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의 동물 사진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래와 같은 사진들도 물론 많은 생각을 들게 했지만 내가 선택한 사진은 다른 사진이었다.

해양쓰레기로 인해 고통받는 바다생물들
national geographic의 플라스틱 캠페인 사진

나는 위 사진을 사용했다. 항상 위의 동물 사진을 보여주면 아이들은 감성적으로 자극이 되지만, '불쌍해~'라는 대답이 나오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였던 것 같다.

아무튼, 이런 나에게 해양오염을 저렇게나 아름답게 표현한 것은 너무 새롭고 신기했다. 심지어 아름답게 보이는 것처럼 만들어내다니! 거기에 부연설명을 더하니,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전달되는 게 정말 인상 깊었다. 나도 콘텐츠를 만들 때 저런 느낌을 주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첫 번째 세션에서 이렇게나 많은 영감을 받다니. 벌써 전시회 값어치를 다 하고도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은 세션도 감상하면서, 작가의 친구들을 모델로 쓴 사진들을 보면서 나도 작가랑 친구 해서 환경얘기도 나누고 춤추고 모델하고 싶다는 n다운 생각도 해보았다. 뭔가 재밌을 것 같지 않나? 그 부분이 인상 깊었는지 전시 마치고 굿즈샵에서 마스킹 테이프와 책갈피 하나를 구매했는데, 마스킹테이프는 angel 파트의 사진들이 있는 것으로 구매했다. 

또, 아름다움을 도구로 선택하면서 원래 자연의 모습보다 더 완벽하게 아름다운 것은 없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한다는 작가의 생각이 너무 공감됐다. 생각은 하지만, 글로 써내고 사진으로 만들 수 없는 나와 그걸 해내는 것이 작가의 차이점인 것 같다. 


점점 환경 문제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이때, 여러 전달 방법이 나타나고 있다. 나도 항상 더 공부해야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봐야지. 생각만 하고 실천하는 게 쉽지 않은데 올해는 꼭 '친환경 실천 굿즈'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더 한다. 물론 이게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사용하는 방법을 더 생각해 본 뒤에 실행해야겠지만 말이다. 이 답을 찾지 못하면 올해도 내가 생각하는 '친환경 실천 굿즈'는 세상에 나오지 못할 것이다.


그럼 전시에서 기억에 남기고 싶어서 기록해 두었던 말로 이번 전시 회고를 마친다.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 자는 샴페인을 마시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그냥 한번 뛰어들어 볼까요? 서로를 지지하는 동료들과 함께라면, 도전하는 인생과 그 여정이 더욱더 즐거워질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동료들에 대한 글을 써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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