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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부부가 만난 새 4
쇠기러기는 왜 못 떠났을까
by
서서희
Jan 14. 2022
쇠기러기는 왜 못 떠났을까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초원수리 만나러 교동도로
늦게 떠났지만 도로는 양호해
교동도 들어가다
흰기러기 만났던 곳
한번 더 살피러
설마 했는데 정말 있네
쇠기러기 무리 속 하얀색
벼 벤 자리 고개 박고 먹이 찾느라
무리 속에 숨으면
찾기도 힘들어
있다고 알면 쉽게 찾지만
모르고 보면 지나칠 거라고...
흰꼬리수리 하늘에 뜨니
순식간에 날아가 아쉬움만...
이제 초원수리 찾으러
대롱 시장 지나 무학리도 지나
새들이 빙빙 수상하게 나는 곳
가까이 가 보니
먹이 뜯는 새들 옆에
이상한 광경
까마귀 독수리 흰꼬리수리 속에
가만히 있는 쇠기러기 한 마리
조용히 서서 움직이지 않아
처음엔 다친 줄
아니면 끈으로 묶인 줄
옆에선 까마귀들
날아갔다 날아와
번갈아
먹이 차지
까마귀 한 마리
쇠기러기 가라고 말하는 듯
옆에 와 쫓지만
쇠기러기 못 듣는 듯
주저앉는다
한참을 쳐다보다 알게 된 이야기
너무나 애달픈 사랑 이야기
죽은 쇠기러긴
쇠기러기 배우자(?)
까마귀 독수리 흰꼬리수리까지
위협하는 상황에도 그 곁을 지켜
자꾸 쳐다보며
서성댔다 앉았다
까마귀 협박에도
아랑곳 않는...
죽음을 각오한
쇠기러기 용기에
감탄 또 감탄...
차마 뒷이야기 볼 자신 없어
그 자릴 떠날 수밖에...
돌다가 와보니
고요한 적막만
쇠기러기 무사하길...
까마귀 다가와
떠나라고 타이르던(?)
그 장면 현실이 되길...
교동도 벌판에서
나는 보았다
새들도 사랑을 하는구나
인간보다 진한 사랑을 하는구나
한 편의 드라마...
울음을 삼키며 보아야 하는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
까치와 까마귀 천적인 흰꼬리수리, 멀리선 독수리까지 있는 상황인데...
마치 가라는 듯 협박하는 까마귀
조용히 타이르는 까마귀 옆에 주저앉는 쇠기러기
쇠기러기 무리 속에서도 혼자라고 절대 기죽지 않는 흰기러기
흰꼬리수리가 하늘에 뜨니 재빨리 도망가는 흰기러기
2016년 화옹호에서 찍은 초원수리
* 이 글을 쓰면서 새삼
또
느끼는 능력의 한계... 어떻게 말해야 저 상황을 전달할 수 있을지...
* <푸른 사자 와니니, 이현> 중(
中) :
"기러기는 변치 않는 사랑을 한다. 일단 짝을 이루면 암수를 가리지 않고 서로 사랑하고 아껴준다. 한쪽이 총에 맞아 떨어지면, 다른 한쪽이 따라
내려가 그 곁을 지키기도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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