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어디서 하느냐에 따라...

- 박수근 : 봄을 기다리는 나목

by 서서희

누가, 어디서 하느냐에 따라...

- 박수근 : 봄을 기다리는 나목


글 서서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하는 <박수근 : 봄을 기다리는 나목> 전시를 다녀왔다. 내일부터 추워지는지 바람이 제법 부는 쌀쌀한 날씨인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아침 일찍 서둘렀기에 붐비지 않는 시간에 여유롭게 관람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

지난해 9월부터 양구에서 세 달 살기를 하면서 박수근 고향인 양구 박수근 미술관을 다녀올 기회가 많았다. 지인들이 찾아오면 미술관으로 안내하면서 세 번 이상 다녀왔는데, 갈 때마다 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강원도 양구에는 두 가지 테마가 있다. 하나는 '박수근'이고 하나는 '백자'이다. 아파트 외벽도, 길거리 벽화도 박수근 그림이고 회전교차로마다 백자 모양의 설치물이 있었다. 그래도 <백자 박물관>은 왜 양구에 백자가 유명한지(백토 출몰지라... )부터 좋은 전시물이 많았다. 하지만 <박수근 미술관>은 건물 외관을 멋지게 지어 놓은데 비해 박수근 작품은 얼마 없었다. 그나마 이건희 컬렉션 중 기증품을 받아 박물관 전시를 운영하는 형편이었다. 박수근 작품이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재정 상태가 빈약한 양구군으로서는 작품을 매입해서 전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돈 많은 사람이 기증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이번에 덕수궁 전시회에 가니 양구에서 볼 수 없었던 다수의 작품(그것도 진품, 양구에서는 사진으로 대체한 것도 다수...)이 전시되어 있었다. 박수근은 주로 소녀, 여인, 노인을 대상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이번에 '청소부' 같이 남성 대상의 그림도 있다는 점을 특이점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처음 공개되는 작품도 있었다. 박수근은 돈이 없어 초상화를 그렸고, 잡지의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 박수근 작품의 진가가 알려지기 전에 가난 때문에 다수의 작품이 팔려 정작 가족들에게는 경제적인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박수근 작품이 인정받는 이유는 화강암 질감을 나타내는 표현기법(마티에르 기법), 가난한 사람들을 주요 소재로 삼았다는 점, 한국적인 내용의 작품이 많다는 점 등이라고 한다. 그래서 외국 사람들이 작품을 많이 매입해 가서 외국에 가 있는 작품도 많았는데 그래도 지금은 많이 돌아와 있다고 한다.


덕수궁에서 열리는 박수근 전을 보면서 미술계에도 돈과 힘이 작용하는지에 대한 우려가 들었다. 누가 어디서 하느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 그렇다면 그 수혜자는 누구일까? 박수근의 고향이라는 프라이드를 갖고 있는 양구와 작품을 만들기까지 함께 고생한 가족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가길 기대해 본다.


국립현대미술관 박수근전
아기를 업은 소녀


고목과 여인
청소부
빨래터


절구질하는 여인.jpg 절구질하는 여인
노상
















양구 박수근미술관.jpg 블로그에서 가져온 <박수근 미술관>에 대한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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