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흰죽지 졸다가 떨어지다

by 서서희

큰흰죽지 졸다가 떨어지다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제주도에 희귀한 새 여러 종 있다 해서

큰맘 먹고 비행기를 탔다

가는 날 새벽 비행기

오는 날 마지막 비행기...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성산 하수종말처리장

가보니 찍고 계신 분들 있어

큰흰죽지 쉽게 볼 수 있었다

저기 바위에서 졸고 있다고...


찍던 분들 다른 곳으로 이동

우리만 찍는데...

바람은 차고 새는 졸고

하지만 추위에 떨다가 보게 된 광경은

웃지 않을 수 없어

졸다가 일어선 큰흰죽지

뒷걸음치다가 바위에서 미끄러져

당황한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남편도 웃고, 나도 웃고


춥긴 했지만 비교적 잘 찍었다

도움이 없으면 찾기 힘든 상황

누구는 먼 바다에서 노는 것 찍었는데

집에 와 보니 점으로만 찍혀

누구는 늦게 도착, 엉뚱한 곳만 헤매다가 못 찾아

다음날은 찾았지만 먼 바다 점으로만...

그래도 우리는 도움받은 덕분에

비교적 운이 좋았다고...


하지만

바위에서 떨어진 큰흰죽지처럼...

글 올리다 1시 넘어 잠들어

알람을 못 듣고 늦잠, 비행기 바꾸고

오는 비행긴 한 달 뒤로 예약된 걸

공항에서야 발견 혼비백산

취소하고 다시 예약

큰흰죽지 표정만큼 웃긴 일이...


그 옛날엔 있을 수 없던 일

나이 드니 어쩔 수 없네

큰흰죽지만 실수하는 게 아니었다

이번엔 내가 더 웃기더라

남편한테 민망한 내 표정

사진으로 찍었으면

그 표정 가관일 텐데...


KakaoTalk_20220211_220649181.jpg 큰흰죽지가 있는 성산 하수종말처리장 앞 바다(도움이 없으면 찾기 힘들다)
유유히 헤엄치는 큰흰죽지
처음엔 내내 고개 묻고 졸고 있어 뒷모습만 찍었다
이제 일어나 기지개 피다가...
어! 당황한 큰흰죽지 표정이 보인다
미끄러지기 직전
놀래서 날개를 펴 안떨어지려고...
결국은 떨어진 큰흰죽지
풍덩!
당황해서 청둥오리 바라보며 민망한 표정...
위신을 회복하고 다리까지 보이며 예쁘게 서있는 큰흰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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