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고니 옆에 붙어 나도 큰고니라고...

- 착각도 자유 회색기러기

by 서서희

큰고니 옆에 붙어 나도 큰고니라고...

- 착각도 자유 회색기러기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이사를 하고 짐 정리하느라

며칠을 낑낑낑...

오늘에야 필드로 나왔다

회색기러기 만나러


회색기러기는 작년 이맘때

강화도에서 한 번

제주도에서 한 번

이번이 세 번째 만남이다


날은 쨍한데 바람은 차갑다

큰고니 무리 속

분홍색 부리와 분홍색 다리

쉽게 찾았다

큰고니를 따라다니며

먹기도 하고 졸기도 하고

큰고니에 기대 고개를 파묻고

큰고니인 줄 착각하는 회색기러기


회색기러기 보려고 많이들 모였는데

지나가는 사람들 큰고니만 보고

회색기러기는 못 봐

새 찍는 분들조차

어디에 무슨 새가 있냐고

한참을 설명하고 찾아드려도

주황색 다리 큰부리큰기러기

분홍색 부리와 분홍색 다리 회색기러기

구별하기 어려워...


'어, 이상하다. 쟤네들 왜 저러지?'

똑같은 행동 반복하는 큰고니들

구애의 행동인지

싸우자는 건지

알 수가 없어

'그건 큰고니에게 물어봐'

우스개 소리로 마무리

하지만 곳곳에서 반복되는 행동

'왜 그러니? 말해주렴. 궁금하다'


갑자기 흰꼬리수리

하늘 위 돌다가 사라지고

말똥가리도 날다가 산 너머로

새매도...

하지만 평화로운 일상


비상!!! 비상!!!

강물 위 새들이 한쪽으로 모인다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한쪽으로 한쪽으로

보는 사람들도

'어, 무슨 일이지?'

'새들이 왜 그러지?'

'맹금류가 나타났나?'


어느 분 말씀

삵이 기러기 한 마리 물고 갔다고...

까마귀들까지 등장

긴장이 감돈다

한참을 뭉쳐서 긴장한 새들

한참이 지나서야 해제...


하지만 반대쪽으로만 모이고

회색기러기는 뒤쪽으로 숨어버려

차가운 바람맞으며 기다렸지만

돌아올 수밖에...


흰뺨검둥오리 얼음 위 걸어와

갈대밭 밑에서

미꾸라지 잡아

사람들 눈길을 끌 뿐...


오늘은 맑은 날

양수리에서

큰고니도 만나고

큰부리큰기러기도 만나고

흰뺨검둥오리 미꾸라지도 잡고

제일 큰 수확은

큰고니인 줄 아는 회색기러기 만난 날


양수리엔 아직도 얼음이 많아

얼음이 녹으면 새들은?

그때쯤이면 봄이 오려나...


분홍색 부리와 분홍색 다리, 회색기러기
큰고니라고 생각하고 큰고니들만 따라다니는 회색기러기
큰고니, 청머리오리, 큰부리큰기러기들과 함께 회색기러기...
큰고니 옆에서 자기가 큰고니인 듯 편안하게 잠을 자는 회색기러기
우아한 큰고니(백조)가 먹이를 먹기 위해 물속으로 곤두박질...
큰고니 두 마리가 똑같은 행동을 따라 한다(구애, 일부일처임을 과시? 큰고니에게 물어봐야 알 듯)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다 같이 날아가려고...
우아하게 날아가는 큰고니 두 마리...
날카로운 눈매의 흰꼬리수리
갑자기 나타난 말똥가리...
멀리 소나무 숲에서 나타난 새매...
갑자기 위협을 느끼고 고개를 바짝 세운 큰고니와 큰부리큰기러기들
큰고니 사이로 내려앉는 큰부리큰기러기
털이 회색에 가까운 큰고니(어린 개체라고 한다)
목이 꺾인 큰고니(그래도 자유롭게 돌아다니긴 한다)
얼음 위를 걸어와 갈대숲 사이에서 미꾸라지를 잡은 흰뺨검둥오리
큰고니들의 우아한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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