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신도시에 사는 친구가 가현산 진달래가 예쁘게 피었다고 초대를 했다. 집을 나서는데 도련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가족이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직접 만나지는 않았지만 아들과 조카가 같은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기에 우리 집도 비상이 걸렸다. 가족들에게 자가키트 검사를 하기 전까지 마스크를 잘 써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당부를 하고, 나도 친구들에게 문자를 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오늘도 따로 또 같이 등산을 하자고...
당산역으로 가서 김포로 가는 직행버스 7000번을 탔다. 주말 오전이라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았다.(하지만 돌아올 때는 길이 많이 막혔다.) 가현산 입구에서 순두부로 간단한 점심을 했다. 최대한 빨리, 말을 하지 않고...
가현산을 올랐다. 가현산은 높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가파르게 느껴졌다. 친구는 날이 춥거나 비 오는 날을 빼고는 이 산을 오르며 운동을 한다고 했다. 왕복 1시간 반 내외가 걸린다고 하니 하루 운동으로는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는 평일에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주말이라 진달래를 보러 온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미안해했다. 손녀를 돌보느라 친구는 평일엔 시간을 낼 수 없다. 저출산으로 문제가 심각한데 손녀를 돌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이건 미안해할 일이 아니라고...
그늘에는 덜 핀 진달래가 있기는 했지만 가현산 진달래는 오늘이 절정인 것 같았다. 다른 산에도 가면 진달래가 곳곳에 보이면서 산수유나 다른 꽃나무도 보이는데 가현산에는 진달래만 보였다. 정상에 올라가니 진달래동산이라는 이정표가 보였고 탁 트인 진달래밭이 전개되었다. 너무나 곱고 아름다웠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함께 진달래를 즐기고 사진을 찍으며 코로나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있었다. 아이들도 오르기 적당한 산이라 그런지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집도 많았다.
가현정이라는 정자도 보고, 가현산 215.3m라고 적힌 정상석에서 사진도 찍었다. 정상 부근을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데, 노부부가 색소폰을 아주 능숙하게 불고 있었다. 너무나 멋진 모습이었다. 오래 구경하고 싶었지만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어 가만히 있으면 땀이 식어 감기에 걸릴까 봐 빨리 내려왔다. 이렇게 바람이 불면 또 어디서 산불이 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이번에는 충남에서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돌아오는 길에 들었다.
내려오는 길에는 양구의 자작나무 숲과는 다른 작은 크기의 자작나무 숲이 있었다. 친구는 가지치기를 잘해줘야 곧게 자랄 텐데 하며 아쉬워했지만, 나는 저 자작나무도 20년쯤 지나면 진달래동산처럼 명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가현산이 높지 않다고 쉽게 생각했는데 다리가 아팠다. 그래서 편의점에 앉아 다리를 풀면서 간식을 했다. 몸이 아파오는 나이이기에 찜질방에 가서 뭉친 어깨를 풀었으면 좋겠다는 사소한 이야기부터 코로나가 끝나면 여행을 가고 싶다는 이야기까지... 그 끝에 신안에 가면 방탄소년단 때문에 유명해진 퍼플섬이 있으니 기회가 되면 한번 가보자는 이야기로 마무리를 지었다.
비록 마스크가 덥게 느껴지는 하루였지만 실외이기에 따로 또 같이 걷는 것도 걱정이 덜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정말 코로나가 끝나가는 시점이 오는 것 같다는 희망이 움튼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