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월 첫날 창경궁
남편은 자전거, 나는 출사
창경궁을 가 보기로 했다
사전 선거로 여유가 있기에
느긋하게 나선 길
햇살도 좋고 바람도 시원
전철로 가니 즐기는 사람 많아
누구는 친구들과 한복 입고
누구는 웨딩 촬영
누구는 가족 나들이
누구는 동창 모임...
식물원 앞까지 새들이 안 보이고
식물원 앞쪽에 참새들만 먹이 먹어
무엇을 저리 먹나 궁금했는데
나중에 다시 보니 그 자리엔 오디가
찍지는 못했지만
먹이 물어 새끼에게 건네주는 참새도...
익은 오디가 아니라
덜 익은 오디를 먹더라
올림픽공원에선 고양이가
창경궁에선 참새가
사람만 먹는 줄 알았던 오디를...
하늘 위로 검은 새가 자꾸 날아
핀트는 안 맞았지만 부리가 붉어
파랑새인 것 같은데 찍을 수 없어
한참을 돌다 보니 높은 나무 위
이십 여 장 찍었지만 핀트가 맞지 않아
가까운 곳 둥지 있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찾기는 어려워
날아간 곳은 비원 쪽
출입이 까다로운 비원
춘당지 내려오니 물 튀기는 소리
오린가 했더니 원앙이네
원앙은 겨울에 떼로 있기에
여름에는 없는 줄...
원앙 한 쌍이 정답게 물살을 헤치네
원앙은 텃새라 춘당지에
둥지를 틀었을 수도 있다고...
식물원 뒤쪽에선 꾀꼬리 소리도
하늘 위를 나는 노란 새 뻐꾸기도 본 듯
파랑새도 둥지가 있는 듯한데
소리로만 확인할 수 있을 뿐...
창경궁을 잘 아시는 진사님
참고하시지요...
그래도 얼결에 찍은 사진이
아물쇠딱따구리라고
높은 나무 위 작은 새는
박새인 듯하다고...
가뭄이라 물이 말라
새들도 물 먹을 곳이 없는가 보다
그래서 춘당지 주변에만 새소리가 들리는 듯
어서 비가 와서
사람도 새도
목을 축이면 좋으련만...
햇살은 좋다만 비 오면 더 좋겠네
모내는 논에도
창경궁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