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리빌렛당, 몰래물마을, 왕돌앞당
김녕리 사굴신화가 있는데 이 마을 본향당 본풀이에 나온다. 이 마을은 두리빌렛당, 신은 두리빌레(둥근 너럭바위)용녀부인(용왕의 부인)이다. 여기는 아무런 인공조형물이 없는 너럭바위이다. 관광지이다 보니 사람들이 여기 앉아서 술도 마시고 해서 당을 80년대 초에 동쪽 마을 입구 쪽으로 옮겼다고 한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이 옮긴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여기는 용왕의 부인을 모셨는데 바닷가이다 보니 겨울에는 잠을 못 자겠다고 현몽을 해서 겨울에만 다니는 당을 따로 마련했다고도 한다.
이 마을 이름이 몰래물, 표준어로 하면 사수동, 사수마을이라고 한다. 공항 있는 곳이 몰래물마을이었다. 일본군이 이곳에 주둔하면서 비행장을 만들기 위해 마을을 옮기고 나라에 수용되었다. 마을을 옮겼는데 옮긴 곳에 또 하수종말처리장이 생겼다. 쫓겨난 분들이 고향을 잊지 말자고 벚나무 13그루를 심었는데 제주시에서 무단 벌목해 버렸다. 사과를 하라고 시위를 했다는 일이 방송에 나오기도 했다. 공항 때문에 사라진 마을이 여러 군데 있다. 이 길이 몰래물 마을에서 정뜨르마을 거쳐서 연동까지 이어지는 길이었다. 그런데 공항으로 막혔다. 담장과 대나무 있는 곳이 집터이다.
왕돌앞당의 왕돌은 대별왕 소별왕이 하늘에 올라갔는데 아버지 용상에 앉아 있다가 용상 한 구석이 부러졌다. 천지왕의 돌이라고 하여 왕돌(옥황상제의 의자 느낌이 나는 돌)이라고 한다. 왕돌앞당은 아주 오래전부터 끊어진 당이다. 당앞에 걸린 헝겊이 아주 오래된 것인데 비에 젖어 새롭게 보일 뿐이다. 마을이 통째로 사라져 버리고 마을 사람들도 뿔뿔이 흩어져 버렸기 때문에 당도 옮기지 못하고 당의 역사가 그대로 끊어졌다고 할 수 있다. 정뜨르마을은 활주로가 되어 아예 흔적이 없어져 버렸다.
이곳에는 두 개의 방사탑이 남아있다. 여기는 방사탑만이 아니라 방사벽까지 만들어 나쁜 기운을 막으려고 했다. 위에 얹은 걸 새라고 하는데 남녀의 생식기를 잘못 해석한 것이다. 이 방사탑이 마을의 액운을 막으려고 만든 것인데 마을은 없어지고 방사탑만 남은 것이 너무나 대단한 역사의 역설이라고 할 수 있다. 당의 흔적은 남아있는데 마을은 사라진 곳이 몇 군데 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