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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연극제 작품 <화가 나혜석>을 보고

- 우리 후손 여성들은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살면서 내 이름을 기억할 것

by 서서희

여성연극제 작품 <화가 나혜석>을 보고

- 우리 후손 여성들은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살면서 내 이름을 기억할 것


사진, 글 서서희


2022년 9월 14일부터 10월 9일까지 대학로 민송아트홀에서 여성연극제가 진행되고 있다. 그중 연극 <화가 나혜석>을 보고 왔다. <화가 나혜석>은 10월 9일까지 민송아트홀 1관에서 진행된다.

조선 말기에 태어나 52세까지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다가 간 화가 나혜석. '최초로 서양화를 공부한 조선 여성', '서울에서 열린 최초의 서양화 전시회 작가' 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은 여성이지만 시대를 앞서간 여성으로서 너무 재주가 많아 삶이 고달팠다고 보인다. 프랑스 유학 시절 만난 최린과의 염문으로 유명하다. 최린은 3.1 운동 당시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인데 나혜석은 이 일로 이혼을 당했지만 최린은 아무런 피해도, 변명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젊은 시절부터 여성운동가로서 활동하면서 소설도 쓰고 기고문도 쓰고 했으나 결혼을 하면서 육아와 활동을 병행하는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그 후 남편의 유학길에 같이 유학을 갔지만 아이들 넷을 두고 프랑스로 유학 간 것에 대해 사람들의 입방아에 많이 오르내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 연극은 결혼 전 재기 발랄한 여성이었던 나혜석이 결혼하고 이혼하기까지의 과정, 이혼 후 화가로서의 재능을 보지 않고 이혼녀라는 타이틀로만 평가되어 좌절하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내고 있다. 젊은 시절의 나혜석, 나이 든 나혜석, 그 과정을 증언하는 후배 기자, 나혜석의 소송을 도와준 변호사 친구 네 명이 출연한다.

이 연극은 신여성이었던 나혜석의 입을 통해 현대 여성들도 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생각들을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전달 과정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데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었다는 점이 굉장히 놀라웠다. 첫날 공연이라 여성연극제 관계자 분들이 많이 오셨는데 연극이 끝난 후 모든 분들이 한 목소리로 '너무나 잘 만들어진 연극'이라는 호평을 하시는 걸 목격했다.

주말이라도 시간을 내셔서 대학로에 다녀오시길, 가셔서 젊음을 만끽하고 오시길 권해 드린다.


KakaoTalk_20221006_133344875_01.jpg 연극이 시작하기 전
KakaoTalk_20221006_134429970.jpg 전시 <시대를 찢은 여배우들, 복혜숙에서 백성희까지>
KakaoTalk_20221006_133344875_03.jpg 김연실
KakaoTalk_20221006_133344875_04.jpg 석금성
KakaoTalk_20221006_133344875_05.jpg 백성희
KakaoTalk_20221006_133344875_06.jpg 복혜숙
KakaoTalk_20221006_133344875_07.jpg 이월화
나혜석의 <이혼 고백서> 일부
37780_19859_2226.jpg 제 7회 여성연극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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