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흰눈썹울새를 그리워하며...
밤에 눈이 조금 내려
날이 많이 추웠다
어제보다 바람은 덜했지만...
천수만에 일찍 나갔으나
새들이 보이지 않았다
새들을 만나러 가니
물이 얼어 있었다
먹을 물이 없어서인지
잘 오던 새들도
멀리서 왔다가 얼굴만 비추고는
곧 사라지고 만다
어제 보이던 딱새도 보이지 않고
자주 나타나던 쑥새들도 거의...
'아, 물이 중요하구나'
사람에게만 물이 중요한 게 아니라
새들에게도 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알았다
물이 얼면 새들도
물을 찾아 떠난다는 사실을...
흑두루미와 큰고니는
한 마리도 보지 못하고
하늘을 선회하는 독수리 여러 마리와
말똥가리, 황조롱이
참, 벼 벤 논을 지날 때 튀어 오르던
종다리 한 마리 찍었다
천수만이 휑하게 느껴졌다
서울에 일이 있어 올라와
사진을 정리하다
지난 11월 11일 찍은
흰눈썹울새 사진이 나왔다
땅에서 지네를 잡던 사진...
흰눈썹울새가
갈대나 나무에 앉기에
쑥새들처럼 씨앗이나 열매를 먹는 줄 알았다
지네까지도 먹는다는 사실은
그때 알았다
천수만은 11월인데도 날이 따뜻해서
갈두천 마을에는 철쭉도 피고
안골 과수원에는 개나리도 피었었다
새들도 많이 있었기에
그런 호시절이 오래갈 줄 알았다
그런데 바람이 불고 날이 갑자기 추워지니
그렇게 많던 새들이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허망해졌다
천수만에서 흰눈썹울새를 만난 건
올해가 처음인데
(다른 분께도 들은 바가 없으니...)
그동안 천수만을 지나는 흰눈썹울새를
발견하지 못한 건지
아예 천수만을 지나가지 않은 건지
알 길이 없다
내년 가을에 천수만 한 달 살기를
다시 하고 싶은데
내년에도 흰눈썹울새를 만날 수 있을지...
아니, 북방개개비나 쥐발귀개개비까지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